숲에서 조난된 모녀, ‘HELP’ 덕에 5일 만에 목숨 건져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5월 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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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조난됐을 때는 ‘HELP’ 구조 신호를 만드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듯하다. 최근 미국, 태평양에서 조난된 사람들이 ‘HELP’라고 쓴 글자 덕택에 구조된 데 이어 이번에는 뉴질랜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1일 뉴질랜드헤럴드 등 외신은 지난달 26일 뉴질랜드 북섬 타라루아 레인지 숲으로 하이킹을 갔다가 조난된 미국인 모녀 캐럴린 로이드(45)와 레이첼 로이드(22)가 조난 닷새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사연을 전했다.

당일치기 하이킹을 떠났다가 조난된 두 모녀는 음식도 변변한 장비도 갖추지 못했던 탓에 제대로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채 추위에 떨며 산 속을 헤매며 길을 찾았다.

캐럴린의 남편 배리 로이드는 “아내는 당시 무서워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며 “그녀는 내 딸의 팔을 붙잡고 밤을 지새웠다. 다음날 해가 뜨고 길을 찾아 나섰지만 상황이 더욱 나빠지기만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딸이 점점 약해져 걸을 수 없게 되자 아내는 딸을 업고 걷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윽고 나흘째 밤 딸이 조금도 더 걸을 수 없을 만큼 지친 상태가 되자 캐럴린은 공터에 나뭇가지로 ‘HELP’ 구조 신호를 만들고 헬리콥터가 그걸 발견하기를 딸과 함께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두 모녀가 추위와 배고픔에 떨고 있었지만 이들의 실종 사실은 하이킹을 떠난 뒤 빌려간 차량이 반환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차량 렌트 회사의 신고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후 수색작업을 벌인지 이틀째인 30일, 헬기 조종사가 공터에 쓰여진 ‘HELP’라는 글자를 발견하고 이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배리는 헬기가 이를 발견한 것이 “기적적인” 일이라며 감사해했다. 그에 따르면 딸 레이첼은 현재 병원에서 회복 중이고 캐럴린은 건강한 상태로 입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달에는 미국 남서부의 숲에서 조난된 70대 할머니가 나무와 돌로 ‘HELP’ 구조 신호를 만들어 9일 만에 구조되는 일이 있었고, 태평양 미크로네시아의 한 무인도에서도 조난된 남성 3명이 야자 잎으로 해변에 ‘HELP’를 써 순찰 항공기에서 이를 본 미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구조됐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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