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입장료만 내면 18K 황금 변기에 앉아 대·소변 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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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4월 2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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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우리치오 카텔란 제공
사진=마우리치오 카텔란 제공
미국 뉴욕시 구겐하임 미술관에 일반 관람객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18캐럿 황금 변기가 전시된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스, ABC 뉴스 등은 이탈리아 조각가이자 행위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55)이 만든 ‘황금 변기’가 5월 4일부터 구겐하임 미술관 공중화장실의 남녀공용 칸에 설치된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카(America)’라고 명명된 이 변기는 전체가 18캐럿 금으로 만들어졌다. 상위 1%를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미술관 입장료만 내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미술관 측에 따르면, 카텔란은 ‘아메리칸 드림’을 상기시키기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변기가 ‘경제 불균형’을 상징한다는 걸 내비쳤다. 하지만 의미 부여는 보는 사람 각자에게 달렸다. 그는 “작품의 의미를 설명하는 건 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난 사람들이 이 작품에 담긴 의미를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금 변기에 앉아서 볼일을 보는 것도 가능할까?

미술관 측은 문을 잠그고 온전히 홀로 볼 일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작품에 대한 고의적 훼손을 막기 위해 경비가 밖에서 24시간 이를 지킬 예정이다.

물론, 단순한 변기 사용으로 인한 훼손은 상관없다. 박물관 측은 뉴욕데일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변기 안에 소변을 보거나 대변을 보는 일이 작품을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황금 변기는 1917년 마르셀 뒤샹(1887¤1968)의 작품인 ‘샘(Fountain)’과 비교되고 있다. 뒤샹은 1917년 시장에서 산 평범한 소변기에 ‘R. Mutt’라고 사인한 뒤 가명으로 뉴욕의 독립미술가협회 전시회에 출품했다. 이 작품은 결국 전시를 거부당했지만,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거대 담론을 일으켰다. 2004년 영국 ‘터너상’ 시상식에 참석한 미술계 인사 500명은 이를 ‘20세기 100년 동안 가장 영향력을 크게 미친 작품’ 1위로 꼽은 바 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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