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왕서방’들, 캐나다서 초호화 생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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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진핑 부패척결 드라이브 ‘풍선효과’? 中부자들 투자이민 ‘탈출구’로 각광… 8년간 3만7000명 加영주권 얻어
부동산 싹쓸이… 밴쿠버 집값 2배↑… 슈퍼카 사교클럽 90%가 中출신

중국 부호(富豪)들이 캐나다 소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산을 해외로 빼돌리려 캐나다로 건너온 중국 부자들이 현지에서 초호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중국에서 투자 이민을 온 재벌과 유학 온 재벌 2세들이 현지 시장을 뒤흔들 정도의 구매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은 밴쿠버다. 이곳은 씀씀이가 큰 중국 부자들이 교육과 투자를 위해 특히 선호하는 곳이다. NYT는 돈 많은 중국인들이 밴쿠버 지역에서 투자용 부동산을 대거 사들이는 바람에 부동산 값이 폭등했다고 전했다. 컨설팅 업체 데모그래피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밴쿠버의 지난해 집값은 2005년의 2배로 뛰어 캐나다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동네가 됐다. 현지 주민들이 “중국 부자들 때문에 집값이 폭등했다”며 거세게 항의할 정도다.

밴쿠버 자동차 대리점들은 중국인들을 붙잡기 위해 화교 출신 판매원을 대거 고용했다. 특히 부모의 재력에 힘입어 초고가 자동차를 타는 ‘재벌 2세’들이 주요 고객층이라고 NYT는 전했다. 초고가 자동차 소유주들의 사교 모임인 ‘밴쿠버다이내믹오토클럽’ 회원 440명 중 90%가 중국 출신의 젊은이다. 이들은 밴쿠버 도심에서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자동차를 타고 경주를 벌이다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붙잡힌 사람은 모두 21세 이하였다.

구매력 있는 중국인들이 캐나다로 몰려드는 이유는 최근 공산당의 ‘부패 척결’ 정책과 관련이 있다. 정부가 부유층 재산을 철저하게 조사해 부패 혐의가 드러난 이들을 처벌하자 이민을 통해 재산을 서구권으로 빼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는 이민자에게 관대하고 환율이 낮은 편이어서 중국 부자들의 ‘탈출구’로 각광받는 나라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최소 3만7000명의 중국 백만장자들이 투자 이민 제도를 이용해 캐나다 영주권을 받았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캐나다#중국#시진핑#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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