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월가서 받은 고액 강연료 논란…“강연내용 공개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7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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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뉴욕 경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이 대형은행과 대기업 등 월가에서 받은 고액 강연료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버몬트)이 14일 TV 토론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했고, 언론들은 “대형은행 등을 상대로 어떤 강연을 했는지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보수 성향의 잡지 ‘위클리스탠더드’는 16일 “클린턴의 1회 강연료가 샌더스의 연소득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샌더스의 연봉은 2014년 기준으로 상원의원 월급과 연금을 포함해 20만 달러(약 2억3000만 원)이다. 같은 해 클린턴의 1회 강연료는 △제너럴일렉트릭(GE) 22만5500 달러 △도이체방크 28만 달러 △전국자동차딜러협회 32만5500달러 등이었다. 이 잡지는 “클린턴은 2014년에만 45차례의 유료강연을 했는데 대부분 강연료가 20만~30만 달러”라고 전했다. 가장 싼 강연료가 10만 달러였다.

앞서 2월 CNN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직후인 2001년 2월부터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선언을 한 지난해 3월까지 부부의 강연료 총 수입은 1억5300만 달러(약 1759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이뤄진 729차례 강연의 회당 평균 강연료는 약 21만 달러. 이중엔 샌더스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골드만삭스 강연’ 등 월가 대형은행을 상대로 한 강연 8차례(총 강연료 180만 달러·약 20억7000만 원)도 포함돼 있다.

클린턴은 14일 TV토론에서 “골드만삭스에서 무슨 내용의 강연을 했는지 공개하라는 요구가 많다”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도 그런 (비공개) 강연을 공개한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에 샌더스는 “나부터 공개하겠다. 나는 22만5000달러 강연은커녕, 2000달러(230만 원), 아니 2센트(23원)짜리 비공개 강연도 한 적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허핑턴포스트 등 진보 성향 언론들은 “클린턴의 골드만삭스 강연에는 대형은행 입맛에만 맞는 얘기가 들어있을 게 뻔하다. 그건 월가 개혁을 요구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망과 상반된다. 강연록이 공개되면 클린턴에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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