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공포 휩싸인 유럽… 공항-기차역에 무장경찰 대거 투입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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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공항-지하철역 연쇄테러]佛 올랑드 긴급대책회의 소집
英, 유로스타 운행 모두 중단… 브뤼셀行 항공편 줄줄이 취소
美도 긴장… “정보수집에 총력”
푸틴 “야만적 행위” 테러 비난

“오늘은 유럽엔 검은 화요일이다.”(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부 장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 이후 불과 4개월 만인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대형 테러가 발생하자 유럽은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유럽 전역으로 테러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유럽 정상들은 즉각 대책회의를 열고 공항, 기차역 등의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테러 경계 수위를 한껏 높였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총리와 국방장관, 내무장관 등을 불러 긴급 장관급 회의를 열고 공항, 기차역 등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벨기에의 인접국인 프랑스는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돼 법원의 영장 없이도 가택 수색과 연금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파리 북부 샤를드골 국제공항의 8개 터미널에는 경찰이 빽빽하게 배치됐다. 공항과 연결된 기차역 2곳에는 브뤼셀을 통과한 기차에 대한 검문이 강화됐다. 파리 남부 오를리 국제공항과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도 추가 경찰력이 배치됐다. 파리 북(北)역에서 브뤼셀로 가는 모든 기차의 운행도 중단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테러 발생 2시간 만에 위기대응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경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영국 경찰청은 파리 테러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경보 단계인 ‘심각(severe)’을 유지하면서 공항과 지하철 등에 경비를 강화했다. 대륙에서 오는 항공편이 많은 런던 남부 개트윅 국제공항은 특히 경계가 삼엄해졌고 런던 서부 히스로 국제공항에도 경찰이 대거 투입됐다. 런던에서 파리를 거쳐 브뤼셀을 오가는 국제 특급열차인 유로스타는 운행을 모두 취소했다.

벨기에의 이웃 네덜란드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날 브뤼셀에 도착할 예정이던 항공편은 암스테르담 스히폴 국제공항으로 노선이 변경됐다. 네덜란드는 특히 벨기에와 맞닿은 남부 국경에서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 독일의 관문인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도 경비가 강화됐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주요 공항의 보안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은 브뤼셀을 오가는 항공편을 취소하고 공항 보안검색을 강화했다. 그리스 에게항공은 브뤼셀로 향하는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막심 소콜로프 러시아 교통장관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주요 공항들의 보안 상황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도 경계 수위를 높였다. 제이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정보 수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벨기에 사법 당국과도 공조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뉴욕, 워싱턴 경찰은 순찰 인원을 크게 늘렸다.

각국 정상들은 이날 테러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테러 공격을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난했으며,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극악무도한 공격”이라고 힐난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트위터에 “매우 비열한 공격”이라고 햇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야만적인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캐머런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도울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글을 남겼고, 하이코 마스 독일 법무장관도 “브뤼셀의 참혹한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린 흔들림 없는 벨기에 편”이라고 전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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