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잔치’ 비난한 흑인 사회자, 아시아계 비하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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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역 생방송 아카데미 시상식서 어린이 3명 소개하며 ‘아동착취’ 언급
중국계 女배우 “역겨운 농담” 비난

시작 전부터 ‘백인들의 잔치’라는 비난을 받았던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이번엔 참가자들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아시아계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28일 미 전역에 생방송된 시상식에서 사회자인 흑인 배우 크리스 록은 아카데미상의 수상작 투표를 관리하는 기업 직원들을 소개하겠다며 정장 차림에 서류가방을 든 아시아계 어린이 3명을 무대로 불렀다. 록은 “미래에 훌륭한 회계사가 될 3명을 소개한다. (투표 관리 회사는) 헌신적이고 근면한 직원들을 보냈다”며 “농담이 불쾌했다면 (그렇다고) 트위터에 올려라. 물론 스마트폰은 모두 어린이들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근면하고 계산에 밝다는 아시아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드러낸 데다 일부 아시아 국가의 ‘아동 노동’ 실태까지 비꼰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희극 배우 사샤 배런 코언은 시상식에서 “노랗고 작은 사람들을 위한 오스카는 왜 없지”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인들을 거론한 게 아니라) 미니언(노란색 만화캐릭터)을 말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아카데미상의 흑인 차별에 대한 비판은 제기됐지만 아시아계, 라틴아메리카계 등 소수인종에 대한 관심은 밀려났으며 이들이 오히려 불편한 농담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보도했다. 중국계 여배우 콘스탄스 우는 트위터에서 “어린이들을 인종주의적인 농담 대상으로 만들다니 역겹다”고 비난했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미디어에 따르면 올해 아카데미상 시상식 시청자는 3420만 명으로 2008년(시청자 3200만 명)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4년 시상식(시청자 4362만 명)과 비교하면 21% 감소한 수치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아카데미상#백인#흑인#아시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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