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두증 걸려 태어났지만 치료받고 이젠 건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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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언론인 체험담 소개… “무조건 낙태하지 마세요”

“소두증(小頭症) 태아, 낙태하지 마세요. 저도 소두증에 걸린 채 태어나 의사가 곧 죽는다고 했어요. 하지만 잘 성장했고 대학도 마쳤습니다.”

선천적으로 머리가 작게 태어나는 소두증에 걸려 태어났지만 수술과 치료를 통해 건강하게 성장한 브라질 언론인 아나 카롤리나 카세리스 씨(24·여·사진)는 2일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호소했다. 낙태 반대론자인 그는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소두증 태아도 자신처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역 언론인인 그는 지카 바이러스가 널리 퍼진 브라질에서 소두증과 관련된 오해를 푸는 ‘소두증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카세리스는 방송에서 “소두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태어났을 때 숨쉬기조차 힘들었고 생후 9일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에도 4번이나 더 수술받았다. 가끔 발작도 일으켰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가족들은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카세리스는 “치료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열두 살까지 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이후에는 약을 먹지 않고 있다. 지금은 바이올린도 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세리스는 “소두증은 악의 괴물은 아니다. 낙태는 근시안적 해법이다. 태아에게서 인생이라는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 인구가 대부분인 브라질에선 원칙적으로 낙태를 금지한다. 성폭행 등 일부 예외 상황에서만 낙태를 허용한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소두증#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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