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두증 유발 지카바이러스 감염, 전 세계서 폭발적 증가…긴급위원회 소집”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월 29일 10시 02분


코멘트

지카 바이러스 소두증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신생아에게 소두증(小頭症)을 유발할 수 있는 ‘지카(Zika)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대책 논의를 위해 다음 달 1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마거릿 찬 사무총장은 28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대륙에서 발견된 이후 전 세계 23개 국가에서 발생 사례가 보고되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국제보건규정에 따라 지카 바이러스 대책 긴급위원회를 2월 1일 소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긴급 위원회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선포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PHEIC는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거나, 상황이 심각하고 특이하며 예기치 못한 정도로 감염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을 때 선포된다.

PHEIC가 선포되면 해당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이 금지된다. PHEIC는 2009년 신종플루(H1N1) 대유행, 2014년 소아마비,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등 총 3차례 선포된 바 있다.

찬 총장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는 그동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적도 지역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지난 2007년 태평양 미크로네시아, 2013∼2014년 태평양 4개 도서 국가에서 발생하면서 점차 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이집트 숲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건 1947년 우간다. 지카 숲에 사는 붉은털원숭이의 혈액에서 처음 검출됐다. 지카 바이러스가 공포의 대상으로 돌변한 건 소두증과의 연관성 때문이다.

임신 초기의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소두증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있다. 소두증 신생아는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찬 총장은 “지카 바이러스가 소두증(小頭症)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위험 수준은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WHO 미주지역 본부(PAHO)는 과거 뎅기열 사례를 고려할 때 미주대륙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내년까지 300만∼400만 명에 이를수 있다고 예상했다.

27일 미국의사협회저널(JAMA)에 따르면, 공중보건법 전문가인 로런스 고스틴 미 조지타운대 로스쿨 교수 등은 “에볼라 사태 때 조기 대응에 실패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지카 바이러스 퇴치에 신속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에볼라 같은) 대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