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팁(tip·봉사료)을 없애지 않으면 우수 인력이 (팁 못 받는) 요리사가 되려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결국 외식산업의 종말을 맞게 될 것입니다.”
미국 뉴욕의 유명 식당인 ‘그래머시 터번’와 ‘더 모던’, 명물 햄버거 ‘셰이크 색(Shake Shack) 체인 등을 소유한 유니언스퀘어외신산업그룹(USHG)의 대니 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16일(현지 시간) CNBC방송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마이어 CEO는 최근 “현대미술관(MOMA) 안에 있는 ’더 모던‘ 식당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그룹 소속 12개 식당에서 팁을 없애고, 음식값을 20% 정도 올려 팁 때문에 생기는 주방과 홀 직원 간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외신산업에 몸담은 지 30년 쯤 되는데 이 기간 요리사 등 주방 인력의 임금은 약 25% 오른 반면, 주문 받고 음식 나르는 서빙 인력의 수입은 (팁 덕분에) 약 200% 증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팁을 받지 못하는 맨해튼 요리사의 평균 임금은 홀 서빙 직원 수입(팁 포함)의 70~80% 수준이라고 식당 관계자들은 말한다.
마이어 CEO는 방송에서 “그런 팁 문화가 외신산업의 진정한 직업정신을 파괴하고 있다”며 “의사가 진료를 잘했다고, 비행기 조종사가 착륙을 잘 했다고 팁을 받지는 않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팁을 없애고 요리사나 서빙 직원의 정규 임금 수준을 높여주지 않으면 손님을 ’팁 주는 사람‘으로만 보는, 수준 낮은 외식산업문화가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맨해튼 46가의 고급 한식당 ’곳간(Goggan)‘을 운영하고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 미주지역 자문을 담당했던 박진배 뉴욕 패션기술대(FIT) 교수는 “팁 문화가 요식업의 장인(匠人)정신을 말살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왔는데 마이어가 개혁의 깃발을 든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NYT) 등은 “팁 제도가 미국 서비스업의 오래된 문화인데다 결과적으로 팁의 폐지로 총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서빙 직원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음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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