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간 유커들, 변기 뚜껑 이어 ‘초등학생 가방’ 싹쓸이…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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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가서 변기 뚜껑을 싹쓸이해 오더니, 이번에는 초등학교 학생 가방을 왜?”

중국 관영 런민(人民)일보는 11일 일본에 가는 여행객(유커·游客)들이 초등학생 가방에 열광하는 현상을 자세히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올해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일본에 다녀온 여성 왕(王) 모씨의 구매 상품 1호도 초등학생 가방으로 3000위안(약 54만원)을 줬다. 왕 씨는 “어떤 것은 5000위안(약 90만원)짜리도 있다”며 비교적 싼 편이라고 했다.

런민일보는 작고 귀여운 일본 초등학생 가방이 소비자들에게 인기인 이유로 학용품을 넣는 본래의 기능 외의 다양한 부가 기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가방에 철판과 완충제가 들어 있어 아이들이 넘어져 사람들에 밟히거나 심지어 차에 받혀도 보호 기능이 있으며, 지진이 났을 때는 가방을 머리에 뒤집어 쓸 수도 있다. 물에 빠지면 뜨기 때문에 구명 가방이 되고 가방에 위치 추적기가 달려 있어 아이를 잃어버리면 찾을 수 있기도 하다. 왕 씨는 “겉은 화려하지만 책과 학용품 넣는 단순한 기능만 있는 국내 제품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런민일보는 하지만 이 인기 상품이 중국 실정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소개했다. 중국 대도시의 초등학생이 지진을 만나거나 물에 빠져 이 가방을 사용할 일이 어디 있냐는 것. 무엇보다 일본 학생들에 비해 많은 것을 넣어 다녀야 하는 중국 학생들에게는 너무 작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이 가방을 들고 다니는 아이들은 가방이 작아서 별도로 손에 들고 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런민일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기 뚜껑이든 ‘초등학생 가방’이든 일본 제품들이 주는 시사점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개성화된 디자인과 기능의 발굴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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