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부터 3박4일 국빈방문
美-中 ‘사이버 선제공격 금지’ 협상… 북핵-테러문제 등 협력 모색
“1979년 덩샤오핑 訪美에 버금”… 中당국 ‘역사적 방문’ 의미 부각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첫 미국 국빈 방문을 시작한다.
시 주석의 이번 방미는 일본이 19일 집단자위권 법안 등 안보법제를 의회에서 통과시켜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을 겨냥한 군사대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져 특히 주목된다. 앞서 중국은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승절 열병식에서 첨단 신무기들을 대거 선보이며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시 주석의 방미는 또 미중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16일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의 방미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쑤거(蘇格)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원장은 “시 주석 방미의 의미는 1979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방미 못지않다”고 지적했다.
○ 달라진 환경과 양국 관계 속 중 지도자 방미
중국의 국가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은 1979년 국무원 부총리 신분으로 미국을 방문(1월 28일∼2월 5일)했다. 당시 덩샤오핑의 방미는 그해 1월 1일 이뤄진 양국 수교를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미중이 소련이라는 공동의 적과 대응하고자 하는 전략적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생애 마지막 해외 순방이었던 덩샤오핑의 여정은 워싱턴에서 시작해 필라델피아, 애틀랜타, 휴스턴을 거쳐 시애틀에서 마무리됐다. 이번에 시 주석은 22일 시애틀에 도착한 뒤 25일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28일엔 첫 유엔총회 연설을 한다.
덩샤오핑의 방미 당시 휴스턴 외곽에서 10달러짜리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은 방미의 상징이자 미중 수교의 상징이 됐다. 당시 덩샤오핑은 방미를 정리하며 시애틀에서 “양국은 바다를 보고 마주한 이웃이다. 태평양은 장애가 되기보다 이후 서로를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덩샤오핑 방미 이후 36년.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주요 2개국(G2)의 한 축이 됐다. 공동의 적이었던 러시아가 미국과 다시 신냉전을 맞고 있으나 중국과는 ‘역사상 최고의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과 중국 모두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것이다.
무엇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 ‘미일동맹 강화’ ‘일본의 군사대국화와 보통국가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주변국의 영토 갈등 및 미국의 개입’ 등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덩샤오핑의 방미 때와는 전략적인 환경이 아주 달라졌다.
○ ‘사이버 공간 군축’ 등 공동 과제도 많아
미중 간에는 갈등 요소도 많지만 협력해야 할 분야도 많다. 북한 핵문제, 테러, 환경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사이버 해킹’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이 ‘사이버 공간 군축협정’에 관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 보도했다. 평화 시 상대국의 주요 인프라 시설을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무기 선제 사용 금지 등이 골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협상이 타결되면 최초의 ‘사이버 공간 군축협정’이 될 것이라며 시 주석의 방미에 맞춰 발표하기 위해 협상을 서둘러왔다고 전했다.
미 진보진영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의 비크람 싱 국제안보담당 부소장은 미중 사이버 공간 협상에 대해 “사이버 공간이 핵무기나 생화학 무기처럼 관리할 필요가 있는 군사력으로 간주되기는 처음일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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