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北-中접경 개발 대단히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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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과 관계개선-경협확대 강한 의지
‘창지투 개발사업’ 본격추진 지시 “개방작업 모델로 만들라” 강조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북핵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중 접경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얼어붙었던 북-중 관계에 해빙이 찾아오고 북한 접경지역의 개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신화통신 영문판은 18일 시 주석이 창지투 개발사업을 언급하며 “국경지역 개방과 동북아 협력을 위해 대단한 중요성이 있다. 개방작업의 모델로 만들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009년 시작된 중국의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을 잇는 ‘창지투 개발사업’은 창춘 시와 지린 성 일부, 두만강 일대(조선족자치주) 도시 간 교통망 연결과 인프라 확충,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지린 성 발전과 진흥을 가속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동북 3성 가운데서도 지린 성이 가장 낙후했다는 현실적 여건이 배경이 됐다.

북한도 창지투와 연계해 2010년부터 나선 특구개발을 적극 추진했다. ‘나선경제무역지대법’을 수정할 만큼 의욕적이었다. 하지만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과 2013년 3차 핵실험, 그해 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대중 관계, 북-중 경협 책임자) 숙청 이후 경협 노력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 주석이 16∼18일 지린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와 창춘 등을 방문해 경제개발 메시지를 낸 것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시 주석이 방문한 허룽(和龍) 시는 지난해 12월 조선족 동포 4명이 탈북 병사에 의해 살해당한 곳이다. 당시 북한 탈영병에게 자국민이 희생되자 중국 당국은 격분했다. 그런데도 허룽 시는 시 주석 방문 하루 전인 15일부터 북한과 함께 백두산 동쪽의 ‘무봉국제관광특구(이하 무봉특구)’ 가동을 시작했다. 이로써 중국인은 백두산을 중국과 북한 쪽에서 모두 관광할 수 있게 됐다. 제한적 관광 확대이지만 냉랭했던 대북관계 해빙의 신호탄으로도 볼 수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9일 시 주석의 지린 성 시찰 의미를 ‘변화 속에 새로움과 전진을 이루고 돌파구를 마련한다(變中求新 求進 突破)’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한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 중국을 방문해 북핵 돌파구 마련을 위한 의견교환을 시작했다. 황 본부장은 24일까지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에서 학계 연구소 언론 등을 만날 예정이다. 23일에는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도 만나 한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한다. 외교부는 “이번 방문이 북핵·북한 관련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 심화·확대 차원에서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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