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해결에 긍정 영향… 하반기 한미정상회담 ‘주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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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협상 13년만에 타결]
리퍼트 “北核도 이란방식 가능”… 한국 주도로 액션플랜 내놔야

14일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자 국제사회의 시선은 북한 핵 문제로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북핵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한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이기에 이란 핵 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북핵 문제 해결의 동력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이란과 북한은 다르지만…”

정부 당국자는 “이란과 북한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천영우 전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도 같은 생각이다. 그는 “이란은 핵무기를 만들려고 시도한 적이 없다”며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신뢰를 국제사회에 주지 못해 핵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핵실험을 세 차례나 했고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스스로 주장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경제-핵 병진 노선’을 내세우며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공공연히 내비친다. 천 전 수석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보이자 미국이 이란 핵 협상에 나섰다”며 “북핵 문제엔 이처럼 협상이 진전될 요소가 없다”고 지적했다.

○ “오바마, 북핵에 눈 돌릴 여유는 생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가까운 동시에 적대국이던 미얀마 쿠바와 잇따라 국교를 정상화했다. 급기야 북한과 미사일 핵 등 군사 협력 의혹을 받던 이란과도 외교적 타협을 이뤄 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교수는 이 점에 주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성과인 과감한 외교적 접근의 마지막 과제로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빅딜’을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 북핵 해결 의지가 갑자기 생길 리 없지만 골머리를 싸맨 이란 핵 협상 타결로 그동안 방치한 북핵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여유가 생길 수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4월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도 이란처럼 외교로 풀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북한이 변하지 않는 이상 협상은 안 된다”는 미국 의회의 강경론을 넘어야 한다.

○ “한국이 주도해 북핵 해결 큰 물결로 가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성공을 위해 북핵 문제 해결이 간절한 박근혜 정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명제는 이제 ‘이란 핵 협상 타결이 북핵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까’에서 ‘미국과 중국을 어떻게 움직여 북핵 문제를 풀까’로 바뀌어야 한다. 특히 중국의 변화가 중요하다.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하루빨리 한국식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하반기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상징적 합의가 아니라 해결의 대원칙과 액션플랜(행동계획)을 합의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낼 북핵 해결의 큰 물결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관련 중요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올 한미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한기재 인턴기자 미국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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