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지중해에서…일본-필리핀 남중국해에서…中-日 해상훈련 기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1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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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견제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신(新)밀월’을 맞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중해에서 연합 훈련을 시작했다. 일본과 필리핀 해군은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 해역인 남중국해에서 연합 훈련을 벌인다. 영토 및 역사 갈등을 벌이는 중-일이 바다 위에서 영향력 확대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중국은 9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차 대전 전승 70주년 기념식에 처음으로 인민해방군을 보내 군사 우의를 과시한 데 이어 11일부터 지중해에서 러시아 해군과 ‘해상연합 2015’ 훈련에 돌입했다. 기간도 10일간으로 지금까지 중국 동부 해안에서 벌였던 3차례의 연합훈련보다 긴 최장 기간이다.

중국 해군은 북해함대 소속 054A형 미사일 호위함 웨이팡(¤坊)함과 린이(臨沂)함, 종합보급선인 웨이산후(微山湖)함 등 군함 3척과 함정 이착륙 헬기 2대, 특전부대를 파견했다. 러시아 해군은 흑해함대 소속 군함 9척을 투입했다. 중국 군함은 아덴만과 소말리아 해역에서 선박 호송작전을 수행 중이던 함선들로 이번 훈련을 위해 흑해의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군항에 정박해 있었다.

중국은 또 아프리카 진출을 강화하기 위해 홍해 입구인 지부티의 어보크 항구에 영구적인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홍콩 밍(明)보가 11일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마실 쿠마르 겔레 지부티 대통령은 “현재 중국과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확인하고 “중국은 지부티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부티에는 미국 프랑스 일본이 군사 기지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부티에 동부 아프리카 최대의 군사기지를 두고 중동 예멘과 소말리아를 비롯한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의 반(反)테러 활동을 지원하고 있어 중국에 기지 건설을 허용하는 것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중국은 이미 지부티에 90억 달러(9조7800억원)을 투자해 철도 도로 비행장 등의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지부티와 군사협의서에 서명해 지부티의 항구 사용권을 얻어냈다. 지난달 예멘 내전 시 중국 국민을 탈출시키던 군함들이 정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자위대 활동범위 확대를 꾀하는 일본은 남중국해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잇따라 해상 연합 훈련을 벌인다.

일본과 필리핀 해군은 12일 필리핀 마닐라 만과 수빅 만 사이 남중국해에서 돌발 상황에 대비한 연합 훈련을 할 계획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훈련에는 일본 호위함 2척, 필리핀 프리깃함 1척과 헬리콥터 등이 참가한다. 일본 해상보안청과 필리핀 해안경비대는 지난 6일 필리핀 해안에서 해적 퇴치, 무기밀매 등을 위한 첫 연합 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일본은 베트남과도 14일 베트남 해안에서 수색 및 구조 연합 훈련을 할 예정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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