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대통령 “피로 맺은 한국과의 인연, 경제협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0일 23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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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인 정신(Korean Spirit)’을 배우러 왔습니다. 피로 맺은 한국과의 인연을 경제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제7차 세계물포럼 참석차 처음 한국을 방문한 물라투 테쇼메 에티오피아 대통령(60·사진)은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은 에티오피아의 과거이자 본받아야 할 미래”라며 “한국과 교역을 늘리고 한국의 경제개발 모델을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6·25전쟁 때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군인 6037명을 파병했다. 테쇼메 대통령은 1970년대 중국 베이징대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하고 국제법 박사 학위를 취득해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아시아통(通)이다. 경제개발부 차관, 농업부 장관, 중국주재 대사, 일본주재 대사 등을 지냈다. 테쇼메 대통령은 “정부 장학금으로 중국에 유학한 후 아시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 대사를 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테쇼메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에티오피아에 적용 가능한 경제개발 성공 사례로 한국을 꼽았다. 11일 한국에 입국한 후 첫 방문지로 경북도 새마을회, 새마을 세계화재단을 선택할 만큼 새마을운동에 관심이 많다. 그는 “세계물포럼 일정을 제외한 시간에는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장소들과 경북 구미시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며 “박 전 대통령 생가에 가본 것은 그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는 현재 5개 마을에서 새마을운동 시범 사업을 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물 정화, 마을 청소, 마을회관 짓기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테쇼메 대통령은 “새마을운동처럼 ‘우리(We)’ 정신을 강조하는 산업화를 이루고 싶다”며 “에티오피아는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본받아야 한다. 앞으로 7만5000여 개 마을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에티오피아는 산업화를 위해 수자원 개발이 시급한 국가 중 하나다. 에티오피아를 지나는 12개의 강 가운데 가장 큰 ‘블루 나일’강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된다. 이집트 수단의 나일강 수량 86%가 에티오피아에서 나온다. 에티오피아는 나일강 르네상스댐 등 4개의 수자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수처리 자동시스템 등 물산업 관련 기술을 갖춘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테쇼메 대통령은 “에티오피아의 미래는 수자원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다”며 “한국의 수자원 관련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원조의 시대는 끝났다. 한국과의 특별한 우정이 원조가 아닌 경제협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한국 기업들이 에티오피아의 개발 파트너가 돼 서로 윈윈하는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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