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란 핵 해결한 미-중-러, 북핵도 책임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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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 협상이 타결돼 ‘지구촌 2대 핵 공포’ 가운데 북한 핵만 남게 됐다. 이란은 그제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3분의 2 감축을 포함해 핵무기 관련 활동을 포기하기로 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국제사회는 핵 공포를 덜었고, 1979년 혁명 이후 제재를 받던 이란은 경제회생의 기회를 잡았다. 핵 개발로 유엔의 제재와 경제위기를 자초한 북한은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이제 북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들 가운데 미국 중국 러시아는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여국이기도 하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의 핵 활동을 했지만 북한은 3차례의 핵 실험에 이어 핵무기 소형화에 골몰하는 노골적인 핵무기 개발국이다. 북핵 해결이야말로 지구촌의 평화를 책임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적국이 주먹을 펴면 우리도 손을 내밀겠다”는 2009년 1월 취임사의 연장선에서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적국으로 거명한 북한 이란 쿠바 가운데 북한에만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가 이란 핵을 우선해결 과제로 삼으면서 북핵을 소홀히 다뤘던 게 사실이다. 이란 핵 타결로 여유가 생겼으니 북한에 눈을 돌려야 한다. 쿠바와 비밀 협상을 벌여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듯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내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핵 전략을 바꿔야 한다. 두 나라가 국경을 맞댄 북한의 핵 위협을 해소하는 데 소극적이면 그동안 국제사회에 약속한 ‘북핵 불용’은 거짓말이 되고 만다.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 편입을 수용하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 북한은 자원 부국(富國)인 이란의 핵개발 포기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원도 없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핵 무장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것은 허망한 꿈이다. 북한은 어제도 서해 쪽으로 단거리 미사일 4발을 쐈다. 북한이 잘못을 빨리 깨칠수록 회생의 기회는 그만큼 일찍 다가온다. 올해 6월 30일까지 이란 핵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져 이란 제재가 풀리면 핵 포기 압력은 평양으로 집중될 것이다.
#이란#핵 협상 타결#북핵#6자회담#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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