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창녀라 말하는데… 日정부 진정성 어떻게 믿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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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치외교전문매체 강력 비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다음 달 방미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최근 “식민지 지배 및 침략의 정의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어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나타낸 데 대해 미국 워싱턴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 의회 안팎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정치외교 전문매체인 ‘넬슨리포트’가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해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넬슨리포트는 워싱턴의 정치컨설팅업체인 ‘새뮤얼 인터내셔널 어소시에이츠’의 크리스 넬슨 부사장이 발행하는 매체로 미국 외교 및 통상정책에 대한 소식과 분석을 담고 있다.

넬슨리포트는 24일 “일본 정부가 무슨 생각으로 침략과 식민 지배의 정의에 대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역사적으로 명백한 침략 행위나 식민 지배의 정의에 대해 답변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고 맹비난했다. 이어 “1931년을 기점으로 수십만 명의 일본군이 중국으로 건너가 15년간 전쟁을 치렀는데 이는 중국 정부가 초대한 것도, 중국 인민들이 환영한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넬슨리포트는 이와 함께 일본 외무성이 최근 위안부 문제 전문가로 추천했다는 극우학자인 하타 이쿠히코(秦郁彦) 니혼대 명예교수가 “창녀는 인류역사상 존재해 왔으며 위안부 여성도 특별한 부류로 생각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경악할 정도로 말이 안 통하는 언급”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한국과의 관계 회복을 원한다고 말하면서 역사학자들을 대변인으로 내세워 위안부 피해자들을 창녀라고 강변한다면 누가 아베 정부에 진정성이 있다고 믿을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넬슨리포트는 “아베 정부가 미국과 독일 교과서 출판사에 대해 ‘사실관계 정정’ 캠페인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전쟁 중 제국주의 일본이 범한 수많은 악독한 행위들 때문에 생긴 상처를 다시 덧나게 하려고 구걸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일본#위안부#진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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