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6월 4일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계기로 당시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실각했던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10주기 추도식이 17일 베이징(北京)의 자택에서 진행됐다.
이날 톈안먼 동북쪽 둥청(東城) 구 푸창(富强) 후퉁 6호의 자택 주변에는 경찰들이 방문객들의 신분증을 일일이 검사한 뒤 들여보내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은 일부 홍콩 언론 외에는 일체의 국내외 언론 기자들의 출입을 막았다. 추도식에는 가족과 과거 자오 전 총서기의 비서, 그리고 일반 시민 등 600명가량이 찾았다고 홍콩 빈과일보는 보도했다.
참석자 중에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비서를 지내고 자오 전 총서기와는 친구였던 99세의 리루이(李銳), 자유주의 성향의 잡지 옌황춘추의 두다오정(杜導正) 사장 발행인 등이 있었으나 오랫동안 정치 비서를 지낸 바오퉁(鮑¤)은 여전히 참석이 금지됐다.
딸 왕얜난(王雁南) 씨는 “올해는 일부 언론도 들어올 수 있게 하는 등 과거에 비해 감시가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왕 씨는 “직접 찾아와 조문하는 민중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부친이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사진 동아DB두 사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이후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자오의 이름을 검색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통제가 완화된 것”이라며 “하지만 자오 전 총서기의 복권까지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시 주석의 부친인 시중신(習仲勛) 전 부총리는 개혁파인 자오쯔양과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 등과 뜻을 같이해 말년에는 덩샤오핑으로부터 밀려난 바 있다.
바오퉁은 최근 “중국은 정치 개혁 측면에서는 답보 상태”라며 “시 주석은 부친의 유지에 따라 ‘다른 의견을 보호하는 법’을 제정하고 정치 개혁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홍콩 RHTK 방송이 보도했다.
자오 전 총서기는 화장된 뒤 유골이 아직 안장되지 못하고 자택에 안치돼 있다. 가족들은 2013년 12월 자오 전 총서기 부인이 사망한 것을 계기로 외부에 합장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