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 차례… 워런 말려줘요”, 美공화당이 쓴 풍자 e메일 화제
오바마도 지지자 모임에 서한… “남은 2년도 싸움 멈추지 않겠다”
미국 워싱턴에서 발송된 두 통의 편지(e메일)가 지역 정치현장의 공화당 및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화제라고 미 정치 전문매체와 복수의 정가 소식통들이 23일 전했다. 하나는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당 지지자들에게 유포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크리스마스 소원 편지’이고 다른 하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종의 정치 팬클럽 격인 ‘행동을 위한 조직(OFA)’ 회원들에게 비공개로 보낸 e메일이다.
힐러리 전 장관의 편지는 RNC가 정적(政敵)인 힐러리 전 장관을 깎아내리려고 가상으로 쓴 풍자 서신이다.
“산타 할아버지, 제 유일한 소원은 민주당 프라이머리(당내 경선)에 경쟁자가 아무도 안 나서는 것이에요. 어떤 경쟁도 저는 싫어요. 당내 일부 인사는 제가 너무 만나기 어렵고 월가랑 너무 친하고 오바마 대통령하고 너무 밀착돼 있다고 하네요. 심지어 나 보고 정치판에 너무 오래 있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 많은 민주당원이 저보다 (진보 색채가 짙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더 좋아하고 워런에게 ‘대통령에 나가라’고 운동까지 하는군요. 조 바이든 부통령이 저보다 나아 보인다는 얘기마저 있네요. 왜들 이러세요. 이번엔 제 차례라고요.”
이 서한은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전 장관을 싸잡아 꼬집기도 했다. “오바마가 저를 이긴 2008년에 산타 할아버지에게 이런 소원 편지를 미리 안 쓴 걸 후회해요. 오바마는 썼다면서요. 안 그랬으면 그렇게 (정치) 경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저를 이길 수 있었겠어요.” 편지는 “(제 남편) 빌(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직도 ‘나쁜 아이’ 명단에 그대로 있나요”로 끝을 맺는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열혈 지지자 모임인 OFA 회원들에게 전달된 e메일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6년의 재임 기간에 여러분 덕분에 미국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믿을 수 없는 변화들을 성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2년도 대통령 직을 떠나는 그날까지 미 국민을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특정 정파나 이익집단의 어떤 방해가 있어도 진정한 변화를 만드는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나 혼자 할 수 없다. 2015년에도 OFA와 함께 싸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에선 “2008년 대선 때 처음 결성된 OFA가 아직도 ‘오바마 사조직’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OFA 측은 “진보적 활동을 강화하고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고 훈련하는 기능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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