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22일 케냐 북부에서 버스를 납치해 이슬람교를 믿지 않는 승객 28명만 가려낸 뒤 사살했다고 케냐 경찰이 밝혔다. 알샤바브는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케냐 쪽으로 자주 국경을 넘어가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알샤바브 소속 무장요원 10여 명은 이날 케냐 국경을 넘은 뒤 현지 시간으로 오전 5시 반경 케냐 북부 만데라 부근에서 버스 한 대를 멈춰 세웠다.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할 예정이던 버스 안에는 모두 60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어 승객들을 모두 내리게 한 뒤 이슬람교 경전인 꾸란을 암송할 것을 요구했다.
테러범들은 꾸란을 외우지 못한 승객들을 곧바로 머리에 총을 쏴 사살했다. 케냐 적십자사는 이런 방식으로 살해된 승객이 28명에 이르며 남성이 19명, 여성이 9명이라고 밝혔다. 승객 중 한 명이었던 더글라스 오크우드호 씨는 꾸란을 외우지 못해 처형 대상으로 가려졌으나 숨진 척하는 기지를 발휘해 목숨을 건진 뒤 국내외 언론에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BC는 케냐의 안보 전문가를 인용해 “알샤바브가 이슬람 신도와 비이슬람인 사이에 갈등을 조장해 종교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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