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공무원 머리위엔 다모클레스의 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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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치산 서기, 故事인용 개혁 강조… 3차 순시조 14곳에 파견 비리추적

“부패 공무원의 머리 위에는 ‘다모클레스의 칼’이 매달려 있을 것이다.”

왕치산(王岐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검사위 서기가 15일 베이징(北京)에서 소집한 중앙순시공작(업무) 동원배치회의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중앙기율위는 이어 17일 각 지역 및 기구 감찰실을 10개에서 12개로 늘리고 금융비리를 전문적으로 감독하는 감찰실을 신설하는 등 3개 감찰실을 늘린다고 발표했다.

다모클레스는 기원전 4세기 시칠리아 시라쿠스의 참주 디오니시우스 2세의 측근. 다모클레스의 권력 남용이 도마에 오르자 디오니시우스 2세가 그를 한 올의 말총에 매달린 칼 아래에 앉혀 놓고 경고했던 것에서 ‘다모클레스의 칼’이라는 말이 나왔다.

왕 서기는 2012년 11월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이후 고위 공직자들에게 ‘앙시앵레짐과 프랑스혁명’을 읽도록 권하면서 중국이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이번 3차 중앙순시조 파견 회의는 집권 1년여를 맞은 시진핑 정부가 보다 철저하고 자신감 있게 반부패 청산에 나설 것임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먼저 이번 공작조 파견은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 2차례 파견했던 순시조 10개보다 지역과 기관이 4개 더 많다. 또 베이징과 톈진(天津) 등 수도권도 처음으로 포함됐다. 특히 이번 순시조 파견 대상 중 정부 부처인 과학기술부와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그리고 국영 식량 생산 및 공급 업체로 세계 500대 기업인 중량(中粮)집단에는 ‘특별감사’를 처음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 중앙기율검사위와 중앙조직부 합동의 중앙순시조는 2008년 8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시절 출범했으며 중앙 및 성 단위 차관급 이상 당 정부 의회 정협 법원 검찰 고위층 등의 당기율 국법 위반사건을 적발한다. 2010년 6월 군(軍)도 순시 대상에 포함됐다.

수뢰 직권남용죄 등으로 기소된 천량위(陳良宇) 전 당정치국 위원 겸 상하이 시 당서기나 리바오진(李寶金) 전 톈진 시 검찰장 등이 순시조에 적발됐다.

순시조 활동이 암행 감사는 아니다. 순시조 도착 및 활동은 알리지만 압력 배제 등을 위해 사무실 위치나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 ‘저승사자’로도 불리지만 중앙순시조는 비위를 적발해서 보고하고 처벌은 다른 사정기관이 맡는다. 조사와 처벌을 분리한 것은 순시조 활동 중 월권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부패공무원#다모클레스#왕치산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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