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열풍, 中 문화자존심에 큰 상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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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워싱턴포스트 1면서 현지 신드롬 소개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자 신문 1면에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신드롬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8일자 신문 1면에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중국 신드롬을 집중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왜 중국은 이런 드라마 못 만드나.”

중국인들은 선풍적 인기의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보면서 이 같은 자기 성찰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8일 보도했다. WP는 8일자 1면 베이징발(發) 기사에서 중국 전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별그대 신드롬’을 집중 분석했다.

신문은 “중국에서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에서 가장 큰 화제는 한국 드라마 ‘별그대’였다”며 “이 드라마 여주인공의 ‘눈 오는 날엔 치맥인데’라는 대사가 나간 뒤 중국에서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의 매상이 크게 늘었다”고 소개했다.

한 외계인이 400년 전에 우연히 지구에 도착해 스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드라마의 설정이 서구 시청자들에게는 이상하게(bizarre) 들리겠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왜 우리는 이렇게 뛰어난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느냐”고 한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WP는 중국 드라마와 영화는 엄격한 검열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소개했다.

‘별그대’의 인기는 중국인들의 문화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주고 있다. 2008년 미국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팬더’가 중국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줬지만 아시아의 라이벌이 만든 ‘별그대’는 자존심의 손상 정도가 더 크다는 것이다.

WP는 “이번에 중국이 느끼는 불안감은 (쿵푸팬더 때보다) 더 심하다. 중국은 오랜 기간 스스로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라고 여겨왔는데 한국 드라마와 일본 만화가 그런 시각에 도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것은 중국의 전통 문화와 가치가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덧붙였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별그대#중국#워싱턴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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