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시아軍이 크림반도 공항 무력침공”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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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軍 투입 검토… 내전 치닫나
크림 의회, 친러인사 새 총리 선출… “분리독립 묻는 주민투표 5월 실시”

군복을 입은 수백 명의 무장대원들이 28일 우크라이나 남쪽 크림자치공화국의 수도인 심페로폴의 크림 국제공항을 점령했다. 세바스토폴의 벨베크 군용 비행장 역시 무장대원들이 봉쇄했다. 전날 또 다른 무장대원들이 자치공화국 정부청사와 의회를 장악한 데 뒤이은 것이다.

아르센 아바코프 신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크림 국제공항을 러시아 군부대가 장악했다. 이는 무력 침공이다. 즉각 철수하라”고 주장해 크림 반도의 정국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무장대원들은 이날 새벽 러시아 해군기를 앞세우고 국제공항을 점령했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군복에 소총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2월 27일 정부청사와 의회를 장악한 무장대원들과 같은 옷차림이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공수부대가 투입됐다는 소식을 듣고 수색하러 왔다”고 주장했다. 국제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신정부가 무장대원을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 투입을 검토하고 있어 러시아 군이 개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공격용 헬기 80대 등이 출동해 ‘워 게임’ 훈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크림자치공화국 의회는 무장대원들이 건물을 점거한 가운데 공화국의 분리 독립 찬성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우크라이나 대선일로 예정된 5월 25일 실시하기로 27일 결의했다. 자치공화국 의회는 또 친러 성향 정당인 ‘러시아 단합당’ 소속 의원 세르게이 악세노프를 새 총리로 선출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8일 러시아 남부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포와 테러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차지하려 한 이들에 맞서 계속 싸우겠다. 나는 쫓겨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그는 2월 22일 축출된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크림반도#러시아군#무력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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