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러-中선박 구하라” 美 쇄빙선 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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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탐험선 얼음바다에 갇혀… 구조하려던 中 쇄빙선도 조난

미국의 대형 쇄빙선이 남극 얼음 바다에 갇힌 러시아 탐험선과 중국 쇄빙선 구출에 나선다. 미국 해안경비대 대변인은 4일(현지 시간) 러시아와 중국, 호주 당국의 선박 구조요청을 받아들여 쇄빙선 ‘폴라 스타호’를 파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라 스타호는 5일 호주 시드니 항을 출발해 7일 뒤 러시아와 중국 선박이 갇힌 남극 커먼웰스 베이에 도착할 예정이다. 폴라 스타호는 앞서 지난해 12월 초 남극 맥머도 기지 보급 임무를 위해 미국 시애틀의 모항을 떠났었다.

미국 해안경비대가 보유한 유일한 대형 쇄빙선인 이 배는 1.8m 두께의 얼음을 깨면서 3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으며 속도를 낮추면 두께가 6m 넘는 얼음도 깰 수 있다. 최근 3년간 진행된 개조작업을 통해 쇄빙력이 대폭 강화됐다. 폴라 스타호는 조난당한 러시아 탐사선과 중국 쇄빙선을 구조한 뒤 당초 목적지인 남극 맥머도 기지로 향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탐사선 아카데믹 쇼칼스키호는 호주 탐험가 더글러스 모슨의 남극 탐험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11월 남극 탐사에 나섰다가 12월 24일 얼음에 갇혔다. 이 선박에는 러시아 승무원 22명과 호주인 과학자, 여행객 52명 등 74명이 타고 있었다.

조난이 길어지자 중국 쇄빙선인 쉐룽(雪龍)호가 구조에 나섰다. 아카데믹호 조난 열흘째인 2일 인근 해역에 헬기를 보내 탑승객 52명을 구출하는 데 성공했다. 헬기가 날아가 승객을 태운 뒤 27km 떨어진 호주 쇄빙선 근처 빙판 위로 실어 나르는 데 모두 5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쉐룽호도 얼음에 갇혀 조난당하는 신세가 됐다. 구출된 탑승객들은 귀국길에 올랐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남극#러시아#중국#미국#쇄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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