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산골노인, 민생시찰 시진핑에 “누구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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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님, 당황하셨어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3일 민생시찰을 위해 방문한 후난 성 화위안 현 스바둥 촌에서 먀오족 할머니의 손을 잡고 살림살이 등을 물어보고 있다. 사진 출처 런민일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3일 민생시찰을 위해 방문한 후난 성 화위안 현 스바둥 촌에서 먀오족 할머니의 손을 잡고 살림살이 등을 물어보고 있다. 사진 출처 런민일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민생시찰 과정에서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산골 할머니를 만나 잠시 당황한 사례가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3일 후난(湖南) 성 화위안(花垣) 스바둥(十八洞) 촌의 먀오(苗)족 자치주를 방문했다. 이 마을은 좁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한참 들어가야 나오는 곳으로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극빈촌 중 한 곳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이 들른 곳은 벽에 몇십 년 묵은 때가 낀 듯 온통 까무잡잡하게 변한 농가로 스치원(施齊文) 씨의 집이었다. 시 주석이 방에 들어가 스 씨의 부인 스파(石爬·64) 씨에게 말을 붙이려 하자 이 부인은 대뜸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방에는 전기시설이라고는 전구 한 개가 전부이고 TV가 없어 시 주석을 본 적이 없어서였다.

예상치 않은 질문에 시 주석이 당황하자 그를 수행하던 스바둥 촌 주임이 황급히 “이분은 공산당 총서기입니다”라고 알려줘 간신히 어색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노파의 손을 잡고 나이를 물었고, 64세라고 답하자 “큰누이네요”라고 말했다. 또 “밥은 배불리 먹느냐” “과일나무는 있느냐” “돼지는 키우느냐”는 등 살림 형편을 자세히 물어봤다. 시 주석은 남편 스 씨가 돼지를 키우고 있다고 하자 “집에서 먹으려는 것이냐, 팔려는 것이냐”고 묻고 옆방에 가 쌀독을 열어보고, 돼지우리에도 들어가 봤다.

시 주석은 이날 순시에서 빈곤 구제 시책은 실사구시(實事求是)에 입각해 각지의 실정에 맞게 세우도록 현지 관료들에게 당부했다. 시 주석은 9일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 전회)를 앞두고 빈곤지역을 시찰하며 친서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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