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단죄… 후폭풍 막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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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안당국 22일 재판 앞두고 추종 좌파인사들 가택연금 조치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에 대한 재판이 임박함에 따라 중국 당국이 그를 추종하는 좌파의 준동을 막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돌입했다.

홍콩 밍(明)보는 베이징(北京) 공안 당국이 22일 산둥(山東) 성 지난(濟南)에서 열릴 예정인 보 전 서기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좌파 인사들을 가택연금하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18일 베이징 시 징산(景山) 공원에서 홍색가요(혁명가요)를 부른 리샹전(李香珍) 씨가 공안에 연금됐다고 전했다. 좌파로 분류되는 둥젠(董建) 씨는 26일까지 매일 저녁 관할 파출소에서 지내라는 처분을 받았다. 좌파 진영의 웹사이트인 ‘우유즈샹(烏有之鄕·유토피아)’은 20일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반면 진보 성향 단체를 비롯해 보 전 서기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은 22일 대거 지난으로 집결할 태세여서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베이징의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보시라이가 어떤 죄를 지었는지 직접 보기 위해 단체로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중급인민법원은 재판이 공개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누구나 방청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사전에 정해 놓은 일부 언론 매체와 보 전 서기 친인척 정도만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보 전 서기 본인이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보 전 서기 일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만약 예상보다 판결이 심각하면 보시라이 가족이 무슨 일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보 전 서기의 부친은 부총리를 지낸 혁명 원로 보이보(薄一波)로 중국 내에는 아직까지 보 전 서기 일가 추종세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의 롄허(聯合)조보는 15∼20년 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중국의 새 지도부가 최근 10∼15년 형을 매기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고의살인죄로 사형집행유예(사형을 선고하되 집행은 유예)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이번 재판에 증인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 전 서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구카이라이가 증언을 한다면 이는 외아들 보과과(薄瓜瓜)가 더이상 이 사건에 연루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당국과 일종의 ‘거래’를 한 결과”라고 전했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을 졸업한 뒤 최근 컬럼비아대 로스쿨에 진학한 보과과는 1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보낸 성명에서 “아버지가 법원에서 그의 비판자들에게 대답하고 자신을 변호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보시라이#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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