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제1열도선 처음 넘어 비행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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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대 긴급 발진… 日영공 침범 막아
日 “中 방위라인 확대의도” 경계… 무인정찰기 도입계획 공개 맞불

중국군 항공기가 24일 처음으로 중국의 대미 군사방어선인 제1열도선(규슈·九州∼오키나와·沖繩∼대만)을 돌파해 비행했다. 제1열도선은 냉전시절 중국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설정한 가상의 수동적 경계선인 동시에 중국 군사력을 전개하는 목표선이다. 이번 움직임은 중국이 군사력 전개 목표선을 확장하는 등 공세적인 해양 진출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돼 일본이 바짝 경계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에 따르면 중국군 조기경보기(Y-8) 한 대가 이날 오전과 오후 오키나와 본토와 미야코(宮古) 섬 사이의 공해 상공을 왕복 비행했다. 미야코 섬은 오키나와에서 서남쪽으로 280km 떨어져 있다.

Y-8 조기경보기는 동중국해에서 일본 난세이 제도 상공을 통과해 오키나와 남쪽으로 약 700km 떨어진 태평양까지 비행한 뒤 선회했다. 일본 항공자위대가 긴급 발진했지만 일본 영공을 침범하지는 않았다. 산케이신문은 “중국이 방위라인을 제2열도선(일본 이즈 제도∼괌∼사이판)까지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충격이 크다”고 보도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그동안 중국 함선이 (제1열도선을) 통과한 사례는 있었지만 항공기가 통과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해양 진출을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방부 신문사무국은 “해군 비행기가 서태평양 상공에서 훈련을 한 것은 계획에 따라 진행됐으며 어떠한 특정 국가나 목표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25일 환추(環球)시보는 보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리제(李杰) 씨는 런민왕(人民網)에서 “중국의 해양권익이 계속 확대되고 중국군이 짊어진 국제의무가 많아지고 있다”며 “군용기 수량이 많아지고 성능이 좋아져 점점 더 많은 군용기가 원양 상공을 비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방위성은 공교롭게도 이날 일본 자위대의 군비 증강 전략을 담은 ‘신방위대강’ 중간보고서 초안을 공개했다. 연말에 각의 결정을 통해 확정될 보고서 초안은 미국의 글로벌호크 등 무인정찰기 도입 방안을 검토하고 해병대 창설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두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중국을 의식한 내용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적 기지 선제공격 방안은 초안에서 빠졌다. 그 대신 ‘종합적인 탄도미사일 대처 능력을 향상해 억지력을 강화한다’고 기술했다.

방위성은 올해보다 1800억 엔(약 1조9984억 원) 늘어난 4조9400억 엔을 내년도 방위비로 요구하기로 했다. 올해보다 4% 증액한 것으로 1991년의 5.45% 증액 이후 최대 폭이다.

한편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8월 15일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의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참의원 선거 대승을 계기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방침이라는 것이다. 아베 총리 주변에서는 “총리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남은 집권 기간이 짧다면 모르겠지만 3년이나 있기 때문에 (나중에 참배할) 기회는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배극인·베이징=이헌진 특파원 bae2150@donga.com
#중국군 항공기#제1열도선#일본#자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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