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축출한 지 2년이 지난 리비아에서 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8일 리비아 제2의 도시인 동부 벵가지 시에서 무장 세력이 포함된 시위대가 민병대 본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31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시위대는 ‘아랍의 봄’ 이후 2년 동안 무기를 내려놓지 않은 민병대의 해체를 주장하며 이날 리비아에서 가장 큰 민병대 조직으로 알려진 ‘리비아의 방패군단(LSF)’ 본부를 포위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민병대는 카다피 축출에 큰 역할을 한 뒤 아직 무장하고 있다.
이날 충돌에 대해 LSF 압델 타르후니 대변인은 “본부 앞에서 열린 평화적인 집회에 무장 시위대가 잠입했다”며 “무장 시위대가 리비아의 방패군단 본부 건물에 총격을 가하고 사제폭탄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LSF는 공식적인 국방부 산하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육군의 알리 알 시키 대변인은 “LSF는 리비아 육군의 예비군”이라며 “이들에 대한 공격은 합법적인 군사 당국에 대한 공격이나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에 몰려 나와 무장 세력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조직자들은 정규군을 제외한 모든 무장 세력을 추방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5월 중순에는 트리폴리에서 민병대의 무장 해제를 촉구하는 시위대를 민병대원이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카다피 사망 2년이 지났지만 리비아 정부는 아직 정규군과 경찰을 충분히 확충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모두 500여 개 부족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때 LSF의 도움을 받아왔다.
리비아 국민은 과격한 민병대와 카다피의 추종 세력이 민주화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여론조사 기관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리비아 국민의 95%가 민병대의 무장 해제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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