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패치 꿰매 붙이는 ‘극단적 다이어트’, 부작용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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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혓바닥을 마취한다. 우표 크기의 플라스틱 패치를 혓바닥 중간쯤에 올린 뒤 6바늘을 꿰매 고정한다. 패치의 이물감이 그대로 느껴지는 상태로 최장 한 달을 지내면 살이 '쏙' 빠진다.'

최근 몇 년간 미국과 베네수엘라 등에서 '뜨고 있는' 신개념 다이어트 방법이다.

4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 극단적인 '혀 패치' 시술을 받으면 한 달 동안 체중을 무려 13.6kg까지 줄일 수 있다.

이 '혀 패치'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음식 섭취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체 형태의 음식을 먹을 때 극심한 고통이 느껴져 유동식만 먹게 되고, 결국 엄청난 체중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혀 패치' 시술은 지난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베벌리 힐스의 성형외과 의사 니콜라스 추게이 박사가 시작했다.

추게이 박사가 '기적의 패치'라 이름 붙인 이 혀 패치는 우표 크기의 플라스틱으로, 혓바닥 중간쯤에 올려 6바늘을 꿰매 고정한다.

이 혀 패치를 붙이면 음식을 씹을 때마다 참기 어려운 고통이 밀려와 결국 액체로 된 음식만 섭취하게 된다. 부착 기간은 최대 1개월. 그 이후에는 혓바닥의 조직이 자라나 패치가 혓바닥 속에 묻힐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게이 박사가 운영하는 성형외과 홈페이지에 따르면 병원 측은 이 시술을 받은 환자에게 '따라 하기 쉬운' 유동식 식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하루 800Cal를 섭취할 수 있게 만들어진 유동식으로, 필요한 영양소를 모두 섭취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추게이 박사의 병원에서 이 시술을 받은 환자는 60여 명.

추게이 박사는 최대 3000만 원이 드는 위장 절제술 등 고가의 수술에 비해 혀 패치는 시술 비용이 2000달러(약 220만 원)로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데일리메일은 이 혀 패치 다이어트가 베네수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현지 매체 타임을 인용해 전했다.

뷰티 산업이 거대하게 발달한 베네수엘라에서는 '혀 패치'의 시술 비용이 150달러(약 16만 원)로 미국보다 훨씬 저렴하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성형외과에서 일하는 안나 마리아 파라 씨는 2011년 시술을 시작한 이래로 한 달에 900명 이상의 고객이 병원을 찾아와 상담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타임은 이 시술의 효과가 상당하지만 부작용도 있다고 전했다.

추게이 박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패치를 붙인 뒤 혀가 붓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대게 48시간 이내로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타임 보도에 따르면 일부 환자는 시술 후 혀를 움직이거나 말을 할 때 어려움을 겪었으며, 수면 장애를 겪은 환자도 있다.

베벌리 힐스의 성형외과 의사 브라이언 에번스는 이 '혀 패치' 시술이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체내에 이물질을 넣는 것은 감염이나 거부 반응 등의 위험이 동반된다. 붓고 통증이 생기거나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술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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