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탄자니아에 인도양 해군거점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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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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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아프리카 순방… 바가모요港 공동개발 합의
11조원 들여 물류기지 건설… 필요시 군함보급기지 활용
파키스탄 과다르항 매입 등… ‘진주목걸이 전략’ 속속 이행

중국이 개발할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항구가 필요시 해군 군사기지로 이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인도양의 전략적 요충지에 자국 군항을 건설하는 ‘진주목걸이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등 서방은 중국이 파키스탄과 스리랑카 미얀마 방글라데시 등 인도양에 접한 나라에 군사 거점을 두려 한다며 각 지역을 연결한 모습을 빗대 ‘진주목걸이 전략’이라고 부른다. 중국은 지난달 파키스탄 과다르 항의 운영권을 사들여 추가 개발에 착수키로 했다.

홍콩 밍(明)보는 러시아를 떠나 24일 탄자니아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카야 키퀘테 대통령과 바가모요 항 공동개발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25일 보도했다. 탄자니아는 시 주석의 첫 해외 순방에서 러시아에 이어 처음으로 방문한 아프리카 국가다.

그동안 중국 내에서는 양국이 인도양에 접한 바가모요 항을 아프리카와 유럽, 중동을 잇는 종합 물류기지로 육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총 공사비는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사 전문가인 황둥(黃東) 마카오국제군사학회 회장은 “이 항구가 민군(民軍) 공용으로 이용될 것”이라며 “민용으로 개발되지만 필요시 중국 군함이 정박하고 보급기지 역할을 하는 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2008년 아덴 만 해적 퇴치 작전에 참가한 이래 지금까지 14차례 해외에 해군을 파견해 원양 해군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 하지만 중동에서 중국으로 원유를 운반하는 길목인 인도양에 적당한 해군기지가 없어 보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황 회장은 “중국이 바가모요 항을 우선 민간용으로 개발하겠다고 강조하는 것은 다른 나라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군축통제학회 쉬광위(徐光裕) 고문은 “중국 해군은 보급기지 건설을 절실히 필요로 하며 이는 정상적인 수요”라며 “다만 외국에서 보기에 중국의 원양 진출이 익숙하지 않을 뿐”이라고 말했다. 키퀘테 대통령도 최근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탄자니아의 항구들이 테러조직과 소말리아 해적의 위협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이를 퇴치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탄자니아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콩고를 차례로 방문해 자원 확보와 함께 국제무대에서 친중(親中) 세력의 저변을 넓히는 외교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반관영 중국신원왕(新聞網)은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22∼24일)하기에 앞서 중국이 러시아로부터 최신 전투기인 수호이-35 24대와 배수량 2300t 규모의 라다급 잠수함 4척을 사기로 했다고 전했다. 잠수함 중 2척은 중국에서 러시아와 공동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첨단기술도 일부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언론은 러시아 매체를 인용해 총 구입가격이 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은 “중국 언론의 러시아 무기 구입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탄자니아#해군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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