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 115명, 12일 오후 첫 교황 투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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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티칸 콘클라베 시작

교황 어떻게 뽑나
266대 교황을 뽑기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선거회)가 12일 시작된다. 추기경단 전체회의는 8일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교황청이 발표했다. 이에 따라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15명은 1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6시)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오후 4시 45분(13일 0시 45분)에 교황 예배당인 시스티나 성당에서 차기 교황 선출을 위한 첫 투표를 시작한다.

9일 시스티나 성당에 교황의 선출 여부를 알릴 투표용지 소각로와 굴뚝이 설치됐으며, 추기경이 앉을 좌석과 탁자가 마련됐다. 또 콘클라베 결과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스티나 성당 내에 전파차단기도 설치됐다.

최근 100년 동안 콘클라베가 5일 이상 지속된 적이 없었다. 2005년에는 단 하루가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교황청에 대한 개혁 요구가 매우 높고 유럽 밖에서 교황이 나와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 길어질 소지도 있다. 교황으로 선출되려면 3분의 2(77표) 이상의 표를 얻어야 한다.

○ 유럽권 대 비유럽권 대결

이번 콘클라베는 전임 베네딕토 16세 때와 달리 여러 후보가 할거하는 가운데 보수파 대 개혁파, 유럽권 대 비유럽권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권은 이탈리아파가 압도적이다. 밀라노 대교구장인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72), 교황청 국무원장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78), 제노바 대교구장 안젤로 바냐스코 추기경(70),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인 마우로 피아첸차 추기경(69) 등이다. 스콜라 추기경은 유럽권 후보 중 중도 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교황청 2인자이자 최고 실세인 베르토네 국무원장은 보수파를 대표한다. 베네딕토 16세의 최측근이었던 보수 성향의 크리스토프 쇤보른 오스트리아 추기경도 물망에 올랐다.

비유럽권은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인 후보들이 대륙별로 나눠져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교황청 정의평화평의회 의장인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64), 북미는 교황청 주교성 장관인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트 추기경(69), 남미는 브라질의 오질루 페드루 셰러 추기경(63)과 아르헨티나의 레오나르도 산드리 추기경(70)이 선두그룹이다. 아시아권은 추기경단에서 두 번째로 젊은 필리핀 마닐라 대교구장인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55)이 언급된다.

10일 현재 도박사이트인 베트365에 따르면 스콜라, 턱슨, 베르토네, 셰러, 우엘레트 추기경이 순서대로 1∼5위이고, 쇤보른과 바냐스코 추기경이 공동 6위다. 스콜라 추기경이 다른 도박사이트 대부분에서도 1위이고, 턱슨과 베르토네 추기경이 2, 3위를 놓고 다투는 양상이다. 하지만 프랑스의 교황청 전문가인 작가 베르나르 르콩트는 “지난 16번의 교황 선거에서 유력 선두 주자가 선출된 경우는 베네딕토 16세를 포함해 단 3차례밖에 없다”고 말했다.

○ 성추문과 부패 척결

콘클라베 선거인단이던 스코틀랜드 키스 오브라이언 추기경의 제자 성추행 사건 등 가톨릭 내의 사제 및 아동 성추문 문제가 곳곳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어 차기 교황과 교황청의 가장 어려운 해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바티칸 은행의 불투명한 운영 문제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베네딕토 16세는 은행의 투명성을 높이려고 자체 금융 감독 기구를 신설하고, 돈세탁과 테러 자금 유입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외부의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해 바티칸을 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고위 성직자들이 사적인 이익을 위한 수의 계약을 하거나 뇌물을 받는 등 부정부패가 이뤄지고 있다는 ‘바티리크스’ 스캔들도 규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파리=이종훈 특파원·손택균 기자 taylor55@donga.com
#추기경#바티칸#콘클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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