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헌법정신 구현 지지, 류윈산 등 보수파는 반대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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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원로 128명 양회에 서신 “언론-집회 자유 보장해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헌정(憲政) 정신을 지지한다. 헌법에 따른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

중국 60세 이상의 각계각층 원로 128명이 연대 서명한 공개편지에서 최근 이같이 촉구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VOA)’ 중문판이 7일 전했다. 이들은 현재 열리고 있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위원회)에 이 서신을 보냈다.

이들은 서신에서 공민에게 언론과 출판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부여한 중화인민공화국 헌법 35조를 구현하라고 촉구했다. 또 시 총서기가 헌법 준수를 다짐하지만 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보수파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치개혁의 핵심은 헌법 정신의 구현으로 헌법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헌법에 따라 통치하면 정치개혁에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빈말은 국가를 그릇된 길로 몰고 갈 뿐이고 실제 행동이 나라를 흥하게 한다” 등 취임 이후 시 총서기의 언행으로 볼 때 말만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면서 큰 기대를 보였다. 이들은 또 시 총서기가 계속 강조하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언급하면서 “국민이 발언권조차 없는데, 민족이 어떻게 위대하게 부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서명인 중 한 명으로 베이징(北京)에서 활동하는 작가 톄류(鐵流) 씨는 “현재 중국 공산당 내에서 헌정실현의 문제와 관련한 노선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헌정 실현에 가장 반대하는 이는 류 상무위원”이라며 “언론계 친구의 말에 따르면 류 상무위원은 어떤 신문도 헌정을 제기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 공개 서신에 앞서 또 다른 100여 명의 학자와 법률가, 인권인사들도 공개 서신을 통해 중국 정부가 1998년 서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을 빨리 심사 비준할 것을 전국인대에 촉구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시진핑#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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