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운석우 폭발력… 히로시마 원폭의 33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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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t 무게 암석 덩어리… 초속 18km로 대기권 진입

러시아 우랄산맥 부근 첼랴빈스크 주 상공에서 15일 오전 9시 23분경 폭발한 우주물체의 위력이 TNT 500킬로톤(kt)에 이르는 관측 사상 최대급인 것으로 밝혀졌다. DPA통신은 16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태양계에 느닷없이 침입한 이 물체는 10t 무게의 암석 덩어리였으며 초속 18km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한 뒤 폭발해 운석우(隕石雨)를 흩뿌렸다”고 보도했다.

피터 브라운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교수(물리학)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15kt이었다”며 “이번에 쏟아진 운석우의 위력은 그 33배가 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관측된 최대 기록은 1908년 6월 30일 러시아 중부 포트카멘나야 퉁구스카 강 부근 숲 상공에서 발생한 3000∼5000kt 위력의 폭발이었다. 그러나 이 폭발 사건은 “하늘에서 불덩이가 날아가다가 폭발했다”는 목격자 증언에 따라 운석에 의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폴 코다스 NASA 근거리천체관측 전문 연구원은 “이번 폭발 현장에서는 태양보다 밝게 빛나는 물체를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의 운석 폭발은 100여 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고 말했다.

현지 전문가들은 첼랴빈스크 시로부터 서쪽으로 80km 떨어진 호수 근처에서 지름 6m의 크레이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된 부상자 1200여 명 중 200여 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4000여 채가 파손됐으며 부상 원인은 대부분 건물 유리창 파편이었다. AP통신은 “40여 명이 입원했으며 2명은 중태”라고 전했다. NASA에 따르면 운석이 동틀 무렵 떨어진 탓에 지상 망원경으로는 관측이 어려워 위험을 미리 알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루 뒤 지구에 접근했던 소행성과는 연관성이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영국 BBC방송은 “그리니치표준시(GMT)로 15일 19시 25분(한국 시간 16일 오전 4시 25분)경 축구장 절반 크기의 소행성 ‘2012 DA14’가 초속 7.8km의 속도로 지구를 스쳐 지나갔다”고 전했다.

지름 약 46m, 추정 무게 13만 t의 이 소행성은 한때 지구와 약 2만7700km 거리까지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만한 크기의 소행성이 이처럼 지구에 가까이 접근한 것은 소행성 관측이 체계적으로 진행된 1998년 이후 처음. 천리안위성 등 고도 약 3만6000km의 고궤도위성과 나로과학위성 등 고도 2000km 이하의 저궤도위성 사이를 지나간 셈이다.

코다스 연구원은 “소행성은 40년마다 지구에 접근하며 1200년에 한 번 정도는 지구와 충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러시아 유성우와 소행성 2012 DA14는 전혀 관련이 없다. 매우 드문 두 개의 우주 이벤트가 기묘한 우연으로 거의 같은 시점에 일어났을 따름”이라고 말했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운석#러시아#우랄살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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