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혁명 성지 등 방문… 시진핑, 비서실장 수행케 해
축재 의혹 링지화 정상업무… 부인 구금도 사실무근 확인
지난달 중순 당권과 군권을 시진핑(習近平)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게 넘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제18차 전국대표대회(18차 당대회) 이후 처음 지방시찰을 나섰다고 중국 관영 언론이 7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후 주석은 특히 첫 방문지로 공산당 혁명 성지를 방문해 혁명 정신 계승을 강조했다. 시 총서기는 자신의 비서실장을 보내 후 주석을 수행토록 해 각별히 배려했다.
신화(新華)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은 이날 후 주석의 1∼6일 구이저우(貴州) 성 시찰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특히 CCTV는 약 7분 길이의 지방시찰 뉴스를 매 시간 머리기사로 종일 보도하고 있다. 후 주석은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채 한결 여유로운 모습으로 방문하는 곳마다 주민들과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후 주석은 지난달 15일 제18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8기 1중전회)에서 공산당 총서기직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동시에 시 총서기에게 물려줬다. 후 주석은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직도 시 총서기에게 물려주고 퇴임한다.
후 주석은 이번 시찰에서 쭌이(遵義) 회의가 열린 혁명 유적지를 첫 방문지로 택했다. 쭌이 회의는 쭌이에서 1935년 대장정 도중 열린 중앙정치국 확대회의를 뜻한다. 이 회의를 통해 마오쩌둥(毛澤東)은 당권과 군권 등 실권을 거머쥐었다. 후 주석은 몰려든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우리는 혁명 승리를 위해 매우 힘들었던 혁명 선배들의 투쟁, 위대한 업적을 영원히 잊지 말자”고 강조했다.
구이저우 성은 1985년 후 주석이 3년간 서기를 맡은 지역. 당시 후 서기는 성의 가장 가난한 지역인 서북부의 비제(畢節) 시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이후 실험구를 설치했다. 이번에도 비제 시를 방문해 이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후 주석은 18기 1중전회 이후 지난달 21일 방중한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난 사실만이 짧게 보도됐을 뿐 다른 동정은 알려지지 않았다. 더욱이 후 주석의 비서실장을 오랫동안 맡은 링지화(令計劃) 전 중앙판공청 주임이자 현 통일전선공작부장에 대한 비리 조사설이 반중 매체 사이에서 확산돼 후 주석의 ‘은둔’이 더욱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링 부장은 지난달 30일 시 총서기 주재로 열린 경제 정책 좌담회에 참석하고 이달 3일에는 티베트 불교 관련 인사들을 만난 사실이 6, 7일 각각 관영 언론에 보도되는 등 이상 동향은 없다. 특히 일부 반중 매체가 링 부장 조사설의 주요 근거로 전한 링 부장의 부인 구리핑(谷麗萍) 씨 구금 조사 보도는 구 씨가 7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 행사에 나타나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이날 전했다. 하지만 링 부장 아들이 올해 봄 페라리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이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등의 소문이 끊이지 않아 앞으로 링 부장의 거취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후 주석의 구이저우 시찰에는 직전 구이저우 서기이자 현재 시 총서기의 비서실장인 리잔수(栗戰書) 중앙판공청 주임이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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