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문학상 中 모옌의 소망과 소신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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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 필요해… 베이징 집값 비싸 상금만으론 턱없어
공짜는 싫어… 별장 선물 “정당한 대가 아니다” 사절

중국 국적자로는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모옌(莫言·본명 관모예·管謨業·57·사진)이 대형 별장을 제공하겠다는 자선사업가의 제안을 거부했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가 아니면 받지 않겠다는 것.

17일 반관영 중국신원(新聞)망에 따르면 부호이자 기행으로 유명한 천광뱌오(陳光標) 장쑤황푸(江蘇黃포)자원재활용유한공사 회장은 최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자신이 갖고 있는 베이징(北京)의 별장 2채 중 1채를 모옌에게 주겠다고 밝혔다. 천 회장의 별장은 각각 870m²(약 263평) 630m²(약 190평) 규모다.

이에 대해 모옌을 대신해 그의 둘째 형 관모신(管謨欣)이 언론에 ‘공로가 없으면 녹을 받지 않는다’는 중국 속담 ‘무공불수록(無功不受祿)’을 언급하며 천 회장의 제안을 정중히 사양했다.

천 회장이 별장을 주겠다고 제안한 이유는 모옌이 91m²(약 27평)짜리 집에서 부인과 딸, 사위, 외손녀, 가정부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현재 모옌이 고정적으로 받는 수입은 중국예술연구원 문학원장으로 받는 월급(한국돈 100만 원 안팎 추정)뿐이다. 소설 인세가 있긴 하지만 해적판이 워낙 많이 유통돼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부인 두친란(杜芹蘭) 씨가 전했다.

실제로 산둥(山東) 성 가오미(高密) 시에 있는 모옌의 자택은 저명한 작가의 집이라고 보기에는 초라한 편이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6층짜리 아파트의 5층에 있는 자택에는 40인치 정도 돼 보이는 평면TV가 그나마 새것이고 나머지 가구는 상당히 오래됐다. 거실이 좁아 20개월 된 외손녀를 키우는 등 6명이 함께 지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이 때문에 모옌은 중국신원망에 노벨상 상금(800만 크로나·약 13억 원)을 받으면 베이징에 넓은 집을 사고 싶다고 밝혔다. 베이징 집값이 너무 비싸 상금만으로 큰 집을 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는 “어떤 사람이 베이징 아파트가 1m²에 5만 위안(약 880만 원) 이상이기 때문에 상금을 받아봤자 120m²(36평)짜리밖에 못 산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모옌이 국제적인 유명인사가 됐기 때문에 돈방석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라는 말도 나온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모옌#노벨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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