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이집트 대통령 “美, 아랍의 가치 존중해야 평화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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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 고분고분 않을 것”

“미국은 (아랍세계와) 이집트가 자신들의 방식대로 살기를 기대하지 말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61)이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하루 앞둔 22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아랍세계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아랍인들의)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길 바란다면 아랍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고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돕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집트는 서구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지는 않겠지만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시절처럼 고분고분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르시 대통령은 “이집트 사람들의 행동을 독일이나 중국, 미국의 문화적 잣대로 평가하려 한다면 판단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며 단언했다. 이어 그는 “그간 미 행정부는 독재정부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이 지역(중동) 사람들의 반감만 사들인 셈”이라며 미국의 중동정책을 비판했다.

또 그는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이집트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1979년)을 존중하길 바란다면 미국은 먼저 팔레스타인의 자치를 보장한 캠프데이비드협정에 따라 행동하라”고 촉구했다. 1978년 당시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캠프데이비드협정은 이스라엘이 요르단 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르시 대통령은 23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만남도 추진했으나 대선 등 국내의 정치적 이유로 백악관이 거절해 성사되지 않았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무르시#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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