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만을 위한 전당대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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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 기부자들 따로 모아 거물들 나서 추가협조 요청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나흘(27∼30일) 동안 플로리다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진 5성급 호텔 웨스틴 탬파 하버호텔 볼룸에서는 또 하나의 전당대회가 펼쳐진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진영에 25만 달러 이상의 정치자금을 기부한 ‘메가 도너’들을 위한 ‘그들만의’ 전당대회다.

전당대회 연사인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이 연사로 등장해 큰손 기부자들에게 자금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을 집필한 월터 아이작슨 전 타임지 편집장도 찬조 연설을 한다. 저녁 만찬 내내 유명 컨트리그룹 오크리지보이스가 출연해 흥을 돋운다. 롬니 후보는 바쁜 전당대회 일정에도 이곳만은 꼭 찾기로 몇 달 전부터 약속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탬파 컨벤션센터에도 메가 도너들을 위한 특별 공간이 마련된다. 메가 도너들은 행사장 2층 스카이박스에 마련된 VIP 라운지에서 가수들의 특별공연을 즐기며 전당대회를 실시간으로 내려다본다. 이곳은 아무나 출입할 수 없고 언론의 출입도 통제된다.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환호 속에 후보 지명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큰손 기부자들을 위한 모금 행사에서는 수백만 달러의 대선 자금이 모인다. 대선 후보가 실속을 차리는 자리는 이곳인 셈이다.

메가 도너를 위한 행사는 후보 측이 직접 마련하기도 하고 외곽 후원조직인 슈퍼정치행동위원회(슈퍼팩)나 정당이 주최하기도 한다.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 기간에 메가 도너를 대상으로 한 기금모금 행사가 최소한 10개 정도 열릴 계획이라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보도했다.

좀처럼 공식 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최상급 메가 도너들도 이 자리만큼은 참석한다. 롬니 후보의 당선을 위해 4억 달러를 쏟아 붓고 있는 억만장자 사업가 데이비드 코치도 전당대회 기간에 ‘번영의 미국(AFP)’ 슈퍼팩이 주최하는 기금 모금 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큰손#공화당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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