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부모가 3명’ 아기 탄생 현실화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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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난자 인공수정할 때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를 다른 여성과 바꾸는 기술
英, 연구목적외 허용 검토

세 명의 생물학적 부모를 갖는 아기의 탄생이 현실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대두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인공수정을 통해 정자와 난자를 결합시킬 때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를 다른 여성의 것으로 바꾸는 기술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4일 보도했다. 이럴 경우 태어나는 아이는 세 가지의 유전자(DNA)를 받게 돼 ‘3명의 부모’를 갖는 것이라고 의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보건부 산하 의료윤리감독기구인 인간수정배아관리국(HFEA)은 미토콘드리아 교체를 통해 유전질환을 막는 기술을 일반 여성들에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토콘드리아를 교체하는 것은 난자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이상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나 파킨슨병 등이 유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세 명의 DNA를 이용해 배아를 만드는 것은 지금까지 연구 목적에 한해서만 허용돼 왔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속 소기관 중 하나로 몸속에 들어온 영양분과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하며 세포핵 외에 유일하게 DNA를 가지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속의 유전자가 돌연변이 등 이상을 일으켜 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은 1988년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자녀에게 유전되는 질환 중 150여 가지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이상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토콘드리아는 난자 세포의 것만을 물려받기 때문에 어머니의 미토콘드리아에 이상이 있으면 자녀가 알츠하이머 파킨슨 암 당뇨 비만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영국 보건부 대변인은 “연구 목적으로만 이뤄져 온 기술이 상용화되면 미토콘드리아 유전질환을 미리 방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인공수정#난자#미토콘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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