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유럽 쇼크’]“경제위기 극복 최대의 敵은 선출직 공무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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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선거 의식 해결책 못내놔 중앙은행이 중심 잡아야”

세계 경제위기가 벼랑 끝으로 몰렸는데도 정치 지도자들은 선거에 매몰돼 시급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4일 진단했다. WP는 정치적 해법이 요원해지면서 ‘비선출직’인 중앙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는 않다고 지적했다.

WP는 최근 미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유로존의 데드라인이 3개월도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지만, 만족스러운 대응책을 내놓은 정치인은 어느 나라에도 없다고 꼬집었다. 특히 미국은 실업률이 만성적 빈혈 상태에 이르렀지만 여야는 ‘일자리 창출’이란 정치적 수사만 반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주만 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선거캠프는 정부정책 방어논리를 펴느라 정신없고, 밋 롬니 진영 역시 “더 큰 경기후퇴가 올 것”이라며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긴축정책을 고집하는 독일 진영과 대중 인기에 영합해 재정 확대를 주장하는 피그스(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신진 정치인들의 간극은 메워질 기미가 없다. 그리스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합리적 중재안이나 참신한 개혁안은 눈에 띄질 않는다.

이 때문에 세계시장은 정치적 상황에 덜 영향을 받는 ‘비선출직’ 중앙은행들의 결정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특히 7일 미 의회에 출석하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3차 양적완화를 언급할지가 관심사다. 유로존 역시 유럽중앙은행(ECB)이 중심을 잡아야만 위기 탈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미 연준이 적시에 성장촉진책을 내놓아도 유로존 위기는 여전할 것이란 주장이다. 또 그리스의 유로 단일 통화권 이탈은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은 물론이고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 연쇄적인 공황을 불러올 수 있지만 ECB는 이를 막을 방법이 거의 없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경제위기#선출직 공무원#중앙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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