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上場” 페이스북에 얼굴 돌린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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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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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4% 폭락 30달러 붕괴
저커버그 ‘부자 40인’서 탈락


사상 최고의 기업가치로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페이스북의 주가가 상장 2주도 안 돼 20% 이상 폭락하며 30달러 선이 무너졌다. 시가총액은 424억 달러(약 50조 원) 넘게 공중으로 사라졌다. 공모가와 성장성이 과대평가됐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날개 없는 추락이 계속되고 있는 것. 최근 10년 새 ‘최악의 기업공개(IPO)’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 ‘추가 하락’ 예상 투자자 쏟아져

29일 나스닥시장에서 페이스북은 전날보다 9.62% 하락한 주당 28.84달러에 마감됐다. 18일 공모가 38달러로 상장된 이후 사흘 만에 31달러대로 주저앉은 데 이어 30달러 선마저 내준 것. 공모가 대비 24.1%, 거래 첫 가격(42.05달러)보다는 31.4% 급락했다. 이로써 104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의 기업가치로 증시에 등장한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29일 616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특히 이날 페이스북의 옵션시장 데뷔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을 더 부채질했다. 옵션거래는 미래 일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것. 그런데 첫 거래일부터 ‘주가 하락’에 베팅한 옵션 투자자가 쏟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날 3650만 주에 해당하는 365만5000건의 옵션계약이 이뤄졌는데 이 가운데 페이스북 주가가 7월 중순까지 25달러로 떨어질 것이라는 베팅에 가장 많은 거래가 몰렸다. 리서치회사 프리브코의 샘 하다미 대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IPO 이후 단기간 주가가 하락하면 회복하기 어렵다”며 “30달러가 무너지면서 주식을 파는 투자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저커버그 재산, 5조5000억 원 사라져

페이스북 상장으로 세계 29번째 부자로 단숨에 올라섰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주가 급락으로 ‘세계 40대 부자’에서도 밀려났다. 페이스북 지분 24%를 보유한 저커버그의 재산은 29일 현재 147억 달러로 집계됐다. 상장 당시 재산 194억 달러와 비교하면 47억 달러(약 5조5000억 원)의 재산이 날아간 셈.

페이스북 IPO 논란은 다른 SNS 기업의 상장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1억1900만 명의 사용자를 둔 러시아 1위 SNS 기업 브콘탁테는 “페이스북 때문에 SNS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실추됐다”며 IPO를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모바일 광고수익만으론 페이스북의 성장잠재력이 의심스럽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페이스북 같은 SNS 기업은 명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매출이나 이익을 내는 능력을 시장에서 제대로 검증받기가 힘들다”며 “이번 페이스북 논란으로 SNS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페이스북#증시#저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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