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지하철 안돼” LA 베벌리힐스 이색 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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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부자동네 베벌리힐스가 ‘서민의 발’ 지하철을 놓는 문제로 시끄럽다.

15일 타임지에 따르면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로 지하철 건설을 강력 반대하는 베벌리힐스 주민들과 교통체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하는 LA 교통당국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LA에는 6개의 지하철 노선이 있지만 베벌리힐스가 위치한 서쪽을 경유하는 노선은 없다. LA 교통당국은 동쪽에서 코리아타운을 포함한 도심을 오가는 10km 길이의 퍼플 라인을 서쪽으로 14km 더 연장해 샌타모니카 해안까지 도달하는, 일명 ‘바다로 가는 지하철’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베벌리힐스 주민들은 새 노선을 뚫을 경우 센추리시티 정거장 부근에 있는 베벌리힐스 고등학교 지하에 묻혀 있는 유정(油井)에서 메탄가스가 폭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벌리힐스 주민들은 베벌리힐스고교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17일 공청회에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베벌리힐스 주민들이 겉으로는 안전성과 환경 문제를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새 노선이 생길 경우 흑인이 많은 도심 지역 인구가 유입될 것을 두려워해 반대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틴 왁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도시계획과 교수는 “지하철 건설 반대는 부유한 베벌리힐스 주민들의 ‘내 집 앞은 안 된다’는 님비(NIMBY) 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베벌리힐스#흑인#부촌#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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