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깎지 말라” 그림 태운 미술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9일 03시 00분


“伊 정부 예산 삭감 철회 때까지 매주 작품 3점씩 소각 시위”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한 미술관이 정부지원금 삭감에 항의해 예술작품을 불태우는 시위를 벌였다. 이탈리아 소도시 카소리아의 카소리아현대미술관은 17일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프랑스 예술가 스브린 부르기뇽 씨의 그림 1점을 불태웠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미술관의 작품 소각에 동의해 준 부르기뇽 씨는 이날 인터넷 무료 화상전화인 스카이프로 시위를 지켜봤다. 안토니오 만프레디 관장은 정부의 반응이 나올 때까지 일주일에 작품 3점씩을 불태우는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만프레디 관장은 긴축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가 고대유적과 예술품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그는 2월에 미술관이 소장한 1000여 점의 작품사진과 미술작품 소각 시위 계획을 담은 서류를 로렌초 오르나기 문화부 장관에게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만프레디 관장은 “(작품을 불태우는) 극단적인 방법만이 오르나기 장관의 주의를 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2013년까지 총 200억 유로(약 22조7500억 원) 상당의 재정적자를 줄이는 긴축재정안이 지난해 12월 의회를 통과한 후 이탈리아 정부는 문화예술분야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이탈리아#미술관#재정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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