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재선 암초 高유가 잡자”

  • 동아일보

투기꾼에 최고 1000만달러 벌금
하원의장은 “속임수 그만두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고공 행진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원유 선물(先物)시장에서 가격을 조작하는 선물투기세력을 뿌리 뽑기 위해 정부의 감독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원유시장 조작 행위가 발견될 경우 벌금상한선을 현행 100만 달러에서 10배인 1000만 달러까지 올리기로 한 것. 날로 치솟고 있는 기름 값이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가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자 불법적인 투기세력을 근절하겠다는 의도다.

오바마 대통령은 17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에릭 홀더 법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대동하고 기자회견을 갖고 “원유시장에서 투기세력이 유가를 조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단기 차익을 챙기기 위해 유가를 올리는 투기세력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유 선물시장의 투기세력을 고유가의 주범으로 꼽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시장 감독을 강화하도록 의회가 정부예산을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5200만 달러의 예산을 의회에 추가로 요청하고 CFTC의 유가 선물시장 감독인원을 늘리는 등 시장감독 권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공화당이 의회에서 정부감독을 강화하는 예산을 늘려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17일 현재 미국 내 평균 가솔린 가격은 3.92달러로 1월 말 이후 50센트나 올라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을 위협하는 중대변수로 떠올랐다. 고공 행진하는 기름값을 놓고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실책이라고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대통령은 정치적 속임수를 그만두라. 유가시장이 투기세력에 의해 조작된다고 믿는다면 왜 지금 당장 정부 조직을 동원해 (투기세력을 잡아) 유가를 끌어내리지 못하느냐”고 비난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오바마#재선#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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