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보다 더 똑똑해지는 충전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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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욕… 걷기 운동… 음악 듣기만 해도 배터리 눈금 ‘쑥쑥’
WSJ, 아이디어 제품 소개

배낭 위에 부착한 태양전지판에 휴대전화를 연결해 사용하는 모습(왼쪽) 골제로 제공,  소리를 이용한 충전기를 장착한 ‘사운드 차지 티셔츠’(오른쪽 위)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가방주머니에 꽂은 원통형 휴대전화 충전기 ‘엔파워PEG’(오른쪽 아래). 엔파워 PEG
제공
배낭 위에 부착한 태양전지판에 휴대전화를 연결해 사용하는 모습(왼쪽) 골제로 제공, 소리를 이용한 충전기를 장착한 ‘사운드 차지 티셔츠’(오른쪽 위)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 가방주머니에 꽂은 원통형 휴대전화 충전기 ‘엔파워PEG’(오른쪽 아래). 엔파워 PEG 제공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는 마르크 라트리크 씨가 외출할 때 스마트폰과 함께 언제나 챙기는 것은 14인치 노트북(가로 30cm, 세로 20cm) 크기의 얇은 태양 전지판이다.

업무 성격상 돌발 상황을 자주 접하는 그는 배터리 충전이 항상 걱정이다. 전기가 없어도 언제나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기기를 휴대전화와 연결하면 태양빛으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 물론 길게 통화할 수 있는 양은 아니지만 긴급상황은 넘길 수 있다. 최근 딸과 함께 여행하면서 여객기 창문에 전지판을 대고 딸의 아이폰을 충전하자 딸은 “아빠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지구를 구하고 있다”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짧은 배터리 수명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최대 골칫거리다. 삼성전자, 애플 등도 아직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런 틈새시장을 활용해 환경친화형 충전기기들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7일 전했다.

마르크 씨가 애용하는 태양전지판은 미국의 골제로(Goal Zero)사가 2007년 전기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 이용자를 위해 개발한 제품. 몇 년 전 미국에서 출시돼 20만 개 이상 팔렸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 개당 가격은 130(약 14만5000원)∼150달러(약 16만7000원).

만보기형 충전기도 인기다. 스마트폰 크기의 튜브처럼 생긴 원통을 허리나 발목에 차고 걸으면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엔파워 PEG’라는 제품이다. 운동을 하면서 휴대전화 배터리까지 충전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난해 출시돼 100달러(약 11만 원) 안팎에 팔리는 이 제품은 15분 운동하면 1분가량 통화할 수 있는 용량이 충전돼 운동량 체크까지 가능하다.

이처럼 앞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충전 제품은 신체 움직임을 활용한 것들이다. 무릎 관절을 이용한 충전기를 10년 가까이 개발하고 있는 바오닉파워사의 수석과학자 맥스 도닐런 씨는 “걷기만 하면 휴대전화 배터리에 필요한 전기를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조지아공대의 왕중린 교수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접혔다 펴지는 옷의 주름 부분에 머리카락의 1000분의 1 정도로 가는 전선을 집어넣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2년 정도면 실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소리를 이용한 충전기도 이미 선보였다. 지난해 여름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글래스턴베리 뮤직 페스티벌’에서는 영국 이동통신회사인 오렌지사가 소리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압전기(壓電器)를 장착한 티셔츠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오렌지 관계자는 “조용한 클래식이나 재즈보다 역시 쿵쾅거리는 댄스 음악에서 더 많은 전기가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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