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사립 유치원비 1년 4만달러… 뉴요커 극성 교육열 ‘한국 저리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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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요커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정은 한국의 치맛바람은 저리 가라 할 정도다. 하루 수업료가 243달러(약 27만 원) 하는 유치원과 한 해 학비가 4만 달러(약 4500만 원)에 이르는 사립학교도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다. 심지어 사립학교 입학을 위해 연간 2만 달러(약 2240만 원)에 이르는 과외비까지 별도로 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 전미독립학교연합회(NAIS)에 등록된 뉴욕의 61개 유치원, 초중고 사립학교 가운데 학비 명세를 공개한 41개교의 학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무려 48%나 학비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사립학교 평균(35%)과 아이비리그 대학 학비 상승률(24%)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실제 사립학교 12학년(한국의 고교 3년)의 지난해 연간 학비의 중간 값은 3만6970달러에 이른다. 중간 값은 많은 순서대로 줄을 세워 가장 중간에 있는 값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4만 달러를 훌쩍 넘는 학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버드대의 연간 학비 평균(3만6305달러)을 뛰어넘는 사립 고등학교도 많았다. 유치원 학비도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해 10월 맨해튼 첼시에 문을 연 애버뉴 유치원의 연간 학비는 3만9000달러를 넘는다.

비싼 학비는 교사의 높은 급료와 호화시설에 기인하고 있다. 트리트니 사립학교는 3개의 극장, 6개의 아트스튜디오, 2개의 수영장과 다이빙장 등 초호화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폴리프렙컨트리데이스쿨은 200만 달러를 들여 일대일 학습센터를 만들기도 했다.

학부모들은 속으로는 치솟는 학비가 불만이지만 절대 내색을 하지 않는다. 혹시라도 자녀에게 불이익이 가거나 나중에 형제자매가 입학할 때 불이익을 받을까 봐서다. 10년 동안 뉴욕 사립학교의 지원율은 32% 증가했지만 정원은 그만큼 늘지 않아 경쟁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트리트니의 경우 과거 이 학교에 가족이 다녔거나 기부를 하는 등의 인연을 맺은 적이 없는 일반 학생의 합격률은 2.4%에 그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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