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댈러스 ‘한-흑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0일 03시 00분


한인업주-흑인 말싸움 발단… 흑인 주민들 불매운동 시위강제 해산… 반한감정 우려

미국 댈러스 시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인과 흑인 고객 간의 언쟁이 반한 감정으로 확산돼 충돌 위기감이 커지면서 급기야 경찰까지 동원되는 일이 벌어졌다.

댈러스 지역언론인 파이널콜에 따르면 이번 갈등은 지난해 12월 9일 남부 흑인 거주지역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40대 한인 박모 씨와 지역 이슬람교 단체 간부인 흑인 제프리 무함마드 씨가 벌인 말다툼에서 비롯됐다. 인근 다른 주유소보다 갤런당 30센트가량 비싼 것을 이유로 무함마드 씨가 5달러어치만 넣으라고 요구하자 박 씨가 “직불카드로 결제하려면 최소 10달러 이상 넣어야 한다”며 “다른 주유소로 가라”고 해 말다툼이 시작됐다. 무함마드 씨가 “당신이나 당신 나라로 가라”고 답하자 박 씨가 “그럼 당신은 아프리카로 가라”고 말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박 씨가 자신을 ‘원숭이’ ‘노예’라고 불렀다고 무함마드 씨는 주장했다.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여긴 무함마드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흑인 주민들과 전미유색인종발전협회(NAACP) 회원들을 모아 주유소 옆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매운동을 벌였다. 급기야 박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다치자 흑인 시위대들이 다시 시청으로 몰려가 항의했다.

흑인 주민의 반한 감정이 심화되자 경찰은 주유소 인근에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해 사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유진철 회장은 28일 NAACP 측과 접촉해 원만한 해결을 위해 양측이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 지역의 다른 10개 주유소에는 직불카드로 결제 시 일정액수 이상 주유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다고 파이널콜은 전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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