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美경제 살리겠다” 롬니 2연승… 대세론 굳히나

  • 동아일보

뉴햄프셔 예비선거 압승… 종교 약점 딛고 초반 기세
“본선에선 오바마에 진다”… 공화 보수파 ‘대항마’ 고민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년 동안 거짓 공약만 했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바닥에 떨어졌고 아이디어도 고갈됐을 뿐 아니라 이제 더 할 변명도 없어졌습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10일 오후 7시 30분 서던뉴햄프셔대에서 지지자들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정면으로 공격했다. 다른 후보의 이름은 일절 거론하지 않았다. 롬니 후보에게 이제 상대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오바마 대통령밖에 없다는 메시지였다. 이날 개표를 시작한 지 불과 30분 만에 승리를 확정지은 롬니 후보는 다른 후보에 앞서 가장 먼저 나와 지지자들에게 인사말을 했다.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텃밭인 뉴햄프셔 주에서 1위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개표 결과도 39.5%에 이르는 ‘압승’이었다. 2위를 차지한 론 폴 하원의원(22.8%) 보다 16.7%포인트 높은 지지를 얻었다. 1주일 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무명의 신예나 다름없던 릭 샌토럼 전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과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서 막판까지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었다. 공화당 경선에서 현직 대통령을 제외하고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연거푸 1위를 차지한 것은 롬니 후보가 1976년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롬니 대세론도 탄력을 받게 됐다.

롬니 후보의 선전 배경에는 어려운 미국 경제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그가 모르몬교여서 보수 기독교인들은 반대하지만 기업가 출신인 롬니가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에서 만난 많은 공화당 유권자는 “종교보다는 경제가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관심사”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로선 롬니가 부동의 1위다. 하지만 티파티의 영향력이 크고 보수 복음주의 성향이 강한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도 1위를 이어가야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세력은 롬니가 오바마 대통령을 이기기 힘들 것으로 보고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공화당 내 대표적인 보수파 지도자들은 13, 14일 텍사스에서 롬니에 맞설 후보단일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이 지지하는 릭 샌토럼 후보나 릭 페리 후보는 이번 프라이머리에서 각각 9.3%와 0.7%라는 부진한 성적에 그쳤다.

맨체스터=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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