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가 소개한 ‘전설적 FBI국장 후버의 루머와 진실’… 후버는 동성애자?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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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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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에드거 후버(1895∼1972·사진)는 미국 연방수사국(FBI)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1924년 FBI 전신인 수사국 시절부터 48년간 FBI 국장을 지낸 막강한 권력자였다. 하지만 그의 이름 뒤엔 항상 ‘5가지 소문’이 따라다녔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워싱턴포스트가 내년 사망 40주기를 맞는 그에 대한 소문의 진위를 추적해 14일 소개했다.

○ 후버는 동성애자다

맞을 가능성이 높다. 1993년 한 영국 작가의 “자주 게이 섹스파티를 즐겼다”는 주장은 거짓으로 밝혀졌지만, 클라이드 톨슨 FBI 부국장과의 ‘묘한’ 관계는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평생 독신이던 두 사람은 거의 매일 둘이서 점심을 먹었고, 휴가도 함께 갔다. 심지어 자주 똑같은 옷을 입었다. 후버는 유산도 톨슨에게 남겼다. 다만 후버와 절친했던 여배우 도로시 래머는 그와의 육체관계에 대해 “부정하진 않겠다”고 말해 양성애자였을 가능성도 있다.

○ 후버의 기밀파일이 대통령들을 옥죄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후버가 모신 6명의 대통령 가운데 프랭클린 루스벨트, 린든 존슨 대통령은 그와 막역한 친구였다. 그러나 나머지 4명은 공공연히 후버의 ‘기밀파일’을 두려워했다. 그 파일엔 미국인만 43만2000명이 포함됐다고 알려진다. 거부 록펠러 가문을 비롯해 앨버트 아인슈타인, 메릴린 먼로 등 전 분야의 인물을 망라했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줄곧 그를 내쫓을 궁리를 했지만, 시카고 마피아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도청해 증거로 잡고 있던 후버를 끝내 손대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 후버는 징집도 회피한 겁쟁이였다

아니다. 그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법무부에서 대체복무를 한 건 맞다. 정신병에 걸린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을 돌볼 사람이 자신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후버는 고등학교 때부터 줄곧 군에 가고 싶어 장교교육을 받기도 했다. 또 법무부에서 전장만큼 위험했던 마피아나 테러리스트 소탕작전에 자주 참여했다.

○ 후버는 사실 흑인이다

흑인의 피가 섞였을 개연성이 크다. 흑인 여성작가 밀리 맥기 씨는 2000년 에세이에서 “나와 후버의 증조부는 버지니아 출신 흑인 사촌”이라고 밝혔다. 후버 측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후버는 국장 재직 시절, 자주 반(反)유색인종적 태도로 문제가 됐다. 차별이 존재하던 시절 출신 이력이 더욱 그를 몰아세웠을 수도 있다.

○ 후버는 FBI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

물론 그렇다. 막강 권력을 휘두르며 공직자를 협박하고 시민권을 억누른 과오는 절대 씻길 수 없다. 그러나 FBI를 비롯한 미 정보수사력의 성장은 그로 인해 가능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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