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바마 처음 본 잡스 “당신, 이러면 재선 힘들어”… 전기 속 일화 추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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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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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제-교육 문제 비판… 이후 친해져 “재선 돕겠다”결혼 20주년 땐 펑펑 울기도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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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공동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사진)는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서 “당신은 재선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허핑턴포스트와 실리콘밸리 일간 새너제이 머큐리뉴스 등은 타임 전 편집장인 월터 아이잭슨이 24일(한국은 25일) 출간할 잡스의 전기에 담긴 비화(秘話)들을 미리 전했다.

잡스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처음 만났을 때 퉁명스럽게 그를 대했다. 만나자마자 “오바마 행정부는 좀 더 친기업적(business friendly)인 정부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당신은 단임 대통령으로 끝날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잡스는 과도한 규제와 불필요한 경영비용으로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공장을 짓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이어 미국 교육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잡스는 “교사 노조가 없어지지 않는 한 교육개혁의 희망은 없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학교를 오후 6시까지 열고 방학을 한 달만 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그 후 자주 전화 연락을 취하면서 가까워졌다. 애플이 2012년 대선 홍보물 제작을 도와주겠다는 제안까지 할 정도였다.

잡스가 일과 관련해 사람을 다루는 태도와 관련해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는 “잡스는 효율적으로, 효과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는 방법을 알고 있었고 이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믿었다”고 전했다. 잡스는 “나는 문제가 있으면 면전에서 말한다. 우리(애플)는 서로 잔인할 정도로 솔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 잡스는 “오바마(대통령)에게 실망했다. 사람들을 공격하고 그들을 화나게 하는 데 주저하는 것이 그의 주된 문제”라며 “나에게는 문제가 안 된다”고도 했다.

잡스는 “직원을 해고하고 집에 들어왔을 때 6세가 된 (아들) 리드를 보고 그 사람이 가족들에게 일자리를 잃었다는 것을 알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어려운 일이지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한편 잡스는 숨지기 7개월 전 부인 로렌 파월 잡스와 결혼 20주년을 기념하면서 아래와 같은 메모를 소리 내 읽고는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20년 전 우리는 서로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우리는 직관에 의해 인도됐다. 세월은 흐르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좋은 시간과 어려운 시간은 있었지만 결코 나쁜 시간은 없었다. 우리의 사랑과 존경은 계속되고 더욱 커졌다. 대부분 함께했으며, 얼굴과 마음에 주름이 생기면서 더 늙고 더 현명해져서 20년 전 우리가 출발했던 바로 그곳으로 돌아왔다. 지금 인생의 즐거움과 고통, 비밀, 경이 등에 대해 알게 됐고 여전히 여기 함께 있다. 아직도 당신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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