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탄 전 부총리 0.34%P차 당선… 싱가포르 대선 여권 후보, 재검표 끝 아슬아슬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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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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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자유 대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적 부를 앞세운 인민행동당(PAP)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싱가포르 여당의 암묵적 지지를 받아온 토니 탄 전 부총리(71·사진)가 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제7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AP통신은 근소한 표차로 인해 재검표까지 치른 이번 선거 결과가 “1959년 이후 집권하고 있는 PAP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번 대선에서 탄 후보는 유효표 215만 표 중 74만4397표(35.19%)를 얻었다. 2위인 탄쳉복 전 PAP 의원과의 표차는 7269표(0.34%포인트)로 박빙의 승부였다. 당국은 1, 2위 표차가 1%P에도 미치지 않자 재검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1993년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줄곧 단독 후보가 출마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례적으로 4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싱가포르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존재로 공직자 임명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뿐 실권은 총리가 쥐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분석가인 송셍운 씨는 “상징적 자리를 두고 벌인 선거에서 이렇게 신승을 거뒀다는 것은 집권당이 단단히 쥐고 있던 권력을 놓치고 있다는 의미”라며 3명 중 1명만이 여당과 밀접한 인사를 택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브리젯 웰시 싱가포르 경영대 교수는 “이제 싱가포르 국민들은 변화를 외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탄 당선자는 27년간 교육부 통상산업부 재정부 보건부 국방부 등 5개 부처의 장관을 역임했으며 1995∼2003년 부총리직을 맡았다. 정계에서 은퇴한 뒤 정부투자회사의 이사로 자리를 옮긴 후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6월 사임했다. 그는 9월 1일 취임식을 하고 임기 6년의 대통령직을 수행한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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